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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개발자 입장에서 본 디아블로4


똥글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저는 여전히 모두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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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디게임 개발자였음. 인증은 안 할꺼임. 믿기 싫으면 님 말이 맞음.

1인 개발자로서 블쟈라는 대기업의 운영방침은 ㅈ도 모름.
그냥 새 발의 피만큼 개발, 운영해본 경험으로 씨부려보려고 함.
(내 게임의 유저층은 초딩~40대정도였음)


1. 플레이어들의 트랜드는 확실히 변한듯 함. / 뭔가 편하고 빠른걸 좋아함. 귀찮음. 천천히 싫어함.

인디게임 운영할때 제일 힘들었던게 나는 이 정도의 시간 투자로 이 만큼 오기를 원하는데
유저들은 첫날에 엔딩템을 얻고 싶어하더라. 첫날 오픈에 그 정도의 속도감이 없으면 
유저들 다 떨어져나감. 

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자기만의 사냥터를 찾는다던가? 이스터에그를 발견한다던가?
이런걸 좋아해서 내 게임속에 그런 컨텐츠를 넣어놨는데 유저가 100명이라면 2명정도 관심가짐.

그 외에는 이런저런 랭킹에 올라가거나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성장하고 쌔지는것을 원했음.

 확실히 느꼈음.  트랜드가 변했구나. (나는 느긋한 게임을 좋아함)
트랜드가 변하는 건 잘못이 아님. 그래서 내가 망한 적이 많음. 내가 트랜드를 못읽어서..
(그래서 양산형 폰겜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기도 하고..)



2. 디아4는 그 트랜드를 안따르기로 한 것 같음. (내가 볼때는..)

왜냐하면 아무리 오래 개발해도 컨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가기는 정말 힘듬.
내가 개초보 개발자이기도 하지만 2년 개발한 걸 유저들이 1~2주만에 다 소모할 때 현타 옴.
(내 예상은 3개월 정도였음.. 우리나라 유저들 무서움..)

그래서 게임을 오래 가져가려면 컨텐츠 소모 시간을 길게 잡을 수 밖에 없음.
이 부분이 호불호 많이 갈리는 듯. (나는 이 느긋함이 좋음)

그리고 귀찮게 하는 여러 요소들도 일부러 넣은 것 같음. npc들 다 찾아다녀야 함. 창고 따로 있음 등등..
이런 부분은 블쟈 고집인듯. 그놈에 갬성.. (근데 난 이것도 나쁘지 않음 / 가끔 npc랑 나란히 서보기도 함)



2-1. 컨텐츠 소모를 감당하려면 rpg에서는 시즌제보다 더 좋은 답은 안보임.

RPG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한 고인물들과 신규의 차이가 개심해지는건 당연한 수순임.
그래서 기존 캐릭은 스탠으로 유지해주고 시즌을 도입해서 새로 시작하는 장을 열어주는것이
RPG를 유지하는 그나마 나은 방법인듯 함. (많은 게임사가 이렇게 하고 있음)

그걸 잘 유지하는게 poe라고 봄. 블쟈도 이 수순을 따르려는 것으로 보임.


2-2 유저층도 매니악한 유저층보다는 라이트한 사람들까지도 다 안고 가고싶었던 것 같음.

poe도 몇시즌 즐겨본 입장에서 빌드의 깊이가 한참 낮은건 사실임. (앞으로도 많이 깊어질것 같진 않음)
그러나 poe가 피곤한 사람도 있음. 디4는 유저타겟을 이렇게 잡은듯 함.

실제로 많이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는 의견도 다수 / 애초에 모든 사람을 다 잡는 겜은 없기때문에

블쟈가 내 말대로 좀 더 라이트한 유저들을 잡고자 했다면, 깊이 있는 RPG를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거임.



3. 이런 점에서 디4는 다른 콘솔, 패키지 게임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생각함.

패키지 게임들은 엔딩이 있음. (DLC, 엔딩없는 장르 게임 제외)
디4는 패키지 게임이라기 보다 자기들이 말한 패키지 게임처럼 보이고싶은 mmorpg의 노선을 잡은 듯 함.

내 기대일지 모르지만 블쟈는 아마 더 많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음에도 출시에 안 풀었을 거임.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싶으니까. 

그래서 유저들이 '만들다 만 것 같다.' '디2, 디3 데이터로 이것밖에 못만드냐'라는 소리를 한다고 봄.

그러나 나는 위와같은 이유로 컨텐츠가 조금 부족한 듯 보이는 이 현상이 이해는 됨(위상부족, 빌드획일 등..) 

블쟈는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싶기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낸다고 생각함.
그리고 poe처럼 매 시즌 대량의 컨텐츠를 추가해갈 것이라고 봄
(디2, 디3의 시즌제 보다는 훨씬 풍성하고 새로운?)



4. 그래서 첫 시즌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함.

아마 지금 디아4 갓겜이다 망겜이다 말하는 모든 분들은 내가 볼 땐 거의 취향차이로 보임.

게임을 더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기대만큼 실망도 클 것이고,
디4를 하는 유저들중에는 진성 RPG유저들이 많다보니까 부족한 컨텐츠 등등.. 아쉬움도 큰 것 같음.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게 나온것도 있고, 드루 여캐가 좀 심한..것도...)

다만 블쟈는 디4를 구매한 사람들이라면 (+강제 2시간 플레이 후 환불 못한 사람들까지)
'첫 시즌이 오픈하면 무조건 찍먹하러 온다.' 라는 마인드로 첫 시즌을 성대하게 보낼 것으로 보임.

만약 첫시즌마저 기대에 못미친다면 (rip..)


5. 첫 시즌 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보려고 함.

나는 13만주고 산 얼엑 유저임. 배틀패스도 아직 써보지도 못함. 시즌은 무조건 즐겨야 함.
그리고 나는 천천히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나한테 현재 디4는 '되게 할게 많은 기대되는 게임'임.


디4에 대한 글을 많은 사람들이 쓰길래 나도 써봤음. 
개발이랑 운영, 그거 쪼금 해봤다고 이상하게 게임 할 때 마음이 관대해지는 것도 없잖아 있음.

첫 시즌이 제발 대박나길.. 그리고 다들 즐거웠음 좋겠음. (성지 되게 해주세요)

디아블로4 인벤 자유 순살치킨원츄
202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