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탱커 난이도 얘기를 할 때
보통 수드가 제일 쉽고 그 다음 악탱 전탱 뭐 이 정도 순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약간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것도 도움 될 것 같아 적어봅니다.
일단 기본적인 캐릭터의 탱킹 매커니즘으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수드가 제일 쉽고 (저 개인적으로는) 전탱, 악탱 정도의 순서를
매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 시즌 쐐기에서 내가 등반을 하고 싶다. 그게 10단 13단이든
아무튼 내 실력과 상황에 맞춰 최대한 올라가 보고 싶다. 라고 한다는 가정하에선
조금 다른 관점에서 난이도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유틸이나 파티 지원기 같은 것은 이미 손에 익어서 크게 파일럿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어느정도 해당 캐릭터에 숙련된 사람을 기준으로
저는 현 시즌 수드는 어려운 탱커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양조, 혈죽은 아예 건드려보지 않았기도 하고^^;;
제가 하고 있는 캐릭터 중 630언저리이자 가장 많이 다뤄본
수드와 전탱을 예로 비교해보죠. 어쩌다보니 이 둘은 약간 대척점에 있는 탱커기도 합니다.
두 캐릭터 모두 사실 탱킹 매커니즘은 아주 어렵진 않습니다.
굳이 누가 더 어렵냐 한다면 당연히 전탱이죠.
간혹 올라오는 '이 전탱 방올과 고감 업타임 좀 보세요!!' 같은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신경써야 하는 방어기재가 좀 있긴합니다. 그게 어렵지 않을 뿐이지.
반대로 수드는 원버튼 매크로라는 이상한 -_-;;게 가능할 정도로 무가 유지가 쉽습니다.
무가 업타임 낮은 수드 욕하는 상황은 못 본 것 같아요.
전탱의 방어기재가 글쿨 없는 두 가지라는 것도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이유기도 하겠죠.
그럼 이번 시즌 탱킹 난이도는 전탱이 더 어렵냐? 라고 한다면 전 동의를 못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탱커의 난이도는 그 탱커의 단단함이 굉장히 많이 좌우합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안 죽는다는 확신이 있으면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 난이도가 낮아지죠.
혹시나 실수로 설계대로 탱킹 스킬을 못 눌러도 '단단하니까'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구요.
아시다시피 이번 시즌 쐐기 탱커는 쎄게 맞는 시즌이고, 그래서 난이도가 조금 높습니다.
글로벌에 탱커 품귀 현상이 일어난 이유도 이게 한몫 했겠죠.
이번 시즌 수드는 다른 게 아니라 보스전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오로지 보스전 하나만 생각하면 또 아주 어려운 보스는 몇 개 안됩니다.
그런데 왜 수드가 보스전이 특히 어렵게 느껴지냐면,
보스 앞뒤 쫄구간에서 내가 사용해야 할 생존기를 미리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죠.
수드가 아주 좋은 던전이지만, 또 반대로 굉장히 어려운 구간 중 하나인 그림바톨 2넴방 구간을 생각해봅시다.
만약 그 구간을 오로지 쫄만 상대해야 한다. 라고 한다면 사실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1넴이 호구라서 사실 화신을 무조건 아껴서 2넴 방을 들어갈 수 있고,
화신을 킨 수드의 쫄구간은 사실 30초 무적에 가까운데다 생본 2개가 대세기 때문에
생존기가 그 구간도 못 버틸정도로 비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고 바로 네임드 전을 이어나가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그림바톨 2넴은 탱커에게 부담스러운 데미지를 줍니다. 그래서 쫄 구간에서 생존기를
맘대로 다 털 수가 없게 되는거죠.
그렇다고 안 털자니 쫄 구간이 감당 안되고, 털자니 보스전이 걱정되고. 이게 현 시즌 수드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어찌저찌 2넴을 트라이 하는 중 보스 피가 한 30프로 정도 남았다고 생각해봅시다.
생존기도 몇 개 왔고 화신도 왔습니다. 이걸 지금 쓰면 보스한테 맞아봐야 긁히지도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쓸 수가 없습니다.
왜? 다음 풀링이 빡세거든요. 어찌보면 그림바톨에서 제일 빡센구간이죠.
무조건 화신을 들고 가야 됩니다.
혹시 화신이 없으면 그 구간을 로머만 따로 빼서 잡는 등 무조건적인 시간 로스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사실 쿨이 돈 수드의 핵심인 화신은 사용할 수 없는 스킬이 되어버립니다.
즉 이렇게 수드는 기본적으로 아예 출발 전부터 본인 화신 쿨기에 맞춘 풀링 설계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합니다.
그게 안된다면 최소한 다음 풀링을 생각해서 생존기나 화신을 무조건 아껴야 하는 정도의 설계는 해야합니다.
사실 모든 탱커가 그렇지 않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 이 쿨감 돼서 2분 조금 넘는 화신에 대한
의존도가 해도해도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게 사실상 쫄구간 무적 빅풀을 가능하게 해줘서 메타가 되었던
시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쐐기 보스는 탱커에겐 그냥 날로 먹는 구간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보스가 기본적으로 탱커를 아프게 패는 네임드가 많습니다.
생존기 안 써? 응 그럼 뒤져 하는 보스들이 많아서 쫄구간에서 시원하게 다 털고 빈손으로 보스전 들어갔다가
머리통이 다 터집니다.
반대로 전탱을 생각해봅시다.
전에 썼던 글에서 20초쿨 주반의 마뎀감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라고 했는데
그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투신 쿨이 짧습니다. 그리고 화신과 비교하면 투신에 대한 의존도가 적습니다.
투신 같은 쿨기가 없더라도 기본적인 탱킹이 됩니다. 평타가 안 아프게 들어오니까요.
쫄구간에서 가지고 있는 걸 다 털고 보스전에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보스피 80프로까지는 힐러가 외생기를 줘서 잘 넘겼고 열심히 모은 분노로 고감도 잘 감았습니다.
이번에 보스가 날 아주 쎄게 팬답니다. 뭐 안 올리면 죽는대요! 응, 20초 주반.
이번에는 물리데미지로 날 죽인대요! 응, 투신 왔어.
수드와 전탱을 동시에 하는 저는 이렇게 느낀 적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백 번 정도 있었습니다.ㅎㅎ;;
전탱을 하면 던전을 돌면서 굉장히 유연해진다고 느낍니다.
딜러의 쿨기 상황과 힐러의 쿨기 상황을 보고 그거에 내가 맞출 수 있는 게 많습니다.
딜러와 힐러가 준비돼있는 상황이면 내가 뭐가 없더라도 '곧 돌아올테니' 일단 버텨보자가 가능하단거죠.
수드가 내 화신이 있냐없냐, 내 무껍과 생본이 돌아왔냐 안 왔냐에 따라 시도도 못해보는 것과는 다릅니다.
마치 딜러라면 이런 느낌일 것 같습니다.
긴 쿨기 때 어마어마어마하게 쎄지만 쿨기가 없다면 탱밑딜을 하는 딜러와
짧은 쿨기 때 어마어마하게 쎄진 않지만 적~당히 괜찮게 쎈데 쿨기가 없어도 어느정도 괜찮은 딜러
보통 쐐기는 전자의 딜러가 유리한데^^;, 후자의 딜러가 체급이 높다면 캐리한 시즌도 많죠.
지금 전탱은 후자 느낌의 탱커입니다. 체급이 높고 쿨기가 짧으니 '내가 뭐가 없어서' 죽을 일은 좀 적다는거죠
상대적으로. (전 이 체급의 이유 중 절반이 주반이라 생각합니다. 20초 쿨에 25%뎀감인데 지속이 5초.
물리뎀 들어오는 시간에는 안 쓰고, 이동 시간에도 안 쓸테니
마뎀 들어올 때 업타임만 계산하면 정신 나간 수준,
지금 올스타 로그 뒤져보니 쐐기에서 40번씩 처박은 판도 있네요.-_-;; 25% 뎀감기를 40번쓴다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런 설계 난이도 때문에 저는 지금 수드가 훨씬 어렵습니다.
수드고 전탱이고 꽤 오래 했던 캐릭터들이라 저는 둘 다 어느정도 손에 익었는데,
갱신을 할 때의 어려움은 수드가 더 크거든요. 심지어 전탱보다 낮은 단수를 하고 있는데도.ㅠ
그런데 그 어려움이라는 것이
캐릭터를 조작하는 메카닉 난이도가 아니라
설계를 해야 하는 뇌지컬 난이도가 높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숙련자 기준으로 그 캐릭터의 유틸을 쓰는 건 별로 어려울 게 없으니까,
오로지 던전을 클리어 하기 위해 파일럿이 신경 쓸게 많다는 측면에서 뭐가 더 어렵냐~라고 한다면
전 이번 시즌 해본 탱커 중 수드가 제일 어렵습니다.
혈죽 양조는 안 해봐서 몰?루 (...)
보기는 전탱보다 수드에 가까운 것 같은데 체급이 넘 높아용. 2주일 전과는 다른 캐릭터가 되어버림. ㄷㄷ
지금 점수고 등반이고 나발이고 재밌어서 보기만 하는 중입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인벤 쐐기돌 라면먹고가자
202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