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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옵스퀴르, 주인공들이 '33 원정대'인 이유는?

 

지난해 6월 XBOX 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예술적인 비주얼, 독창적인 세계관 설정, 몰입감을 더해주는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도 턴제 전투에 반응형 액션을 더한 신선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들로 가득했죠.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어디까지나 '기대작'에 불과했습니다. 일단 나와봐야 안다고 기대감을 억지로 가라앉혔죠. 그랬던 게 '다크호스'로 바뀌기까지 3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게임스컴에서 개발자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XBOX 게임 쇼케이스에서 보여준 것들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죠.

 

그리고 마침내 출시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게임임을 입증했습니다. 출시 3일 만에 100만 장 돌파, 메타크리틱 평점 92점, 머스트 플레이 획득, 그리고 스팀 최대 동접자 수 12만 명 돌파에 '매우 긍정적'이란 평가까지, 다크호스에서 일약 올해의 게임 유력 후보로까지 올라섰습니다.

 

신생 개발사로서 이런 멋진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주인공들이 속한 원정대를 '33' 원정대로 한 이유 등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물어봤습니다.

 

해당 인터뷰는 정식 출시 전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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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폴 인터랙티브 개발진

 

Q. 독창적인 세계관을 자랑하는데 어떤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 아르데코(Art Deco) 운동은 저희가 게임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는 '디스아너드'나 '바이오쇼크'와 같은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저희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판타지 장르와 결합하여 차별화된 방향으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도 세계를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로 인해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JRPG인 '페르소나', '파이널 판타지', '로스트 오디세이'와, 액션 게임 '세키로'의 전투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프랑스 소설 '라 오르드 뒤 꽁뜨르방(La Horde du Contrevent, 역풍의 무리)'이 세계를 탐험하는 원정대의 설정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Q. 반응형 턴제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 프로젝트 초기에 공격 시에는 퀵타임 이벤트(이하 QTE)나 자유 조준 메커니즘을, 방어 시에는 회피와 패링 시스템을 적용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했습니다. 초기 테스트에서는 턴제 플레이어들이 실시간 요소를 어렵게 느끼기도 했지만, 수차례 밸런스 조정 끝에 전략성과 반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성공적인 패링을 연속으로 이어간 후 카운터 어택을 성공시킬 때의 손맛은 매우 특별합니다.

 

 

 

Q. 개발팀 규모가 소수인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정확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 저희는 몽펠리에 사무실(약 25명)과 파리 소규모 사무실(5명)로 나뉘어 있으며, 전체 팀 규모는 30명 이하입니다. 프로젝트 규모에 비하면 작은 팀이지만, 언리얼 엔진5의 도입 덕분에 소규모 인원으로도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Q. 조작 난이도가 제법 있는 편인데, 전투 시스템의 난이도는 어떤 식으로 조절했는지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들을 배려하여, '스토리' 난이도 모드를 마련했습니다. 이 모드에서는 적의 공격력이 낮아지고, 회피와 패링 입력 시간이 넉넉하게 설정되어 초보자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Q. '33 원정대'의 매력, 다른 턴제 RPG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 깊은 감정선을 지닌 스토리, 반응형 턴제 전투와 풍부한 캐릭터 빌딩 및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독창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레벨 곳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숨겨진 '마임' 적들을 찾아 처치하면 재미있는 코스튬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전 과제, 추가 스토리, 독특한 보스전과 같은 다양한 사이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Q. 전투 시스템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 저희 전투 시스템은 전통적인 턴제 RPG처럼 전략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실시간 입력과 QTE를 통해 공격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방어 시에도 모든 적 공격에 대해 회피, 패링, 카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의 패턴을 학습하고, 타이밍을 익혀 완벽한 패링과 카운터를 성공시킬 때 느끼는 보람이 특별합니다. 심지어 한 번도 데미지를 입지 않고 게임 전체를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 구스타브와 주요 캐릭터들과의 관계성 역시 흥미로운 요소일 것 같은데 간단한 설명 부탁합니다.

 

= 구스타브는 마엘의 양오빠이자 보호자입니다. 마엘은 뤼미에르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섬 밖의 세계를 탐험하고자 했으며, 33 원정대에 합류한 것도 구스타브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구스타브는 마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그녀가 원정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쌍둥이 여동생 엠마와 아카데미를 설득했습니다.

 

반면, 구스타브와 루네는 루미나 기술 연구를 함께한 동료입니다. 작중에서는 33 원정대의 임무를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엘은 루네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구스타브와는 10년 이상 깊은 우정을 나눈 동료로 과거 프로젝트와 개인적 고난을 함께 견뎌낸 오랜 친구입니다.

 

 

Q. 주인공들이 38 원정대, 35 원정대가 아닌 '33' 원정대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일단 33이라는 숫자가 멋지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다루는 무거운 주제와도 관련이 있는데요. 이 세계에서는 성숙한 성인 캐릭터들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데, 이는 개발진들의 나이대와도 맞닿아 있어서 더욱 현실감 있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33으로 설정했습니다

 

▲ 어리다고 하기엔 성숙하고, 늙었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젊다
세상의 변혁을 가져오는 나이로서 이보다 더 절묘한 나이대가 있을까?

 

 

Q. 한국 게이머에게 있어서는 현지화 여부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요. 현지화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 내러티브 게임 전문 로컬라이징 회사 Riotloc과 협력했습니다. 특히 한국어 팀과는 스토리, 주제, 캐릭터, 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으며, 번역 초기에 주요 용어집과 원정대 일지 번역을 통해 철학적 접근 방식을 공유하고 게임에 맞는 톤을 조정했습니다. 로컬라이징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우며, 한국어 번역팀은 원문의 감정 깊이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쀠땅은 영어의 FuXX에 가까운 욕설로 프랑스라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그대로 쓴 게 눈에 띈다

 

 

Q. 스토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 실존적 위협 속에서 상실과 슬픔을 겪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캐릭터들 간의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Q. 스토리를 이끄는 존재로서 페인트리스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초월적인 존재이면서도 여러모로 기묘한 느낌이었는데요. 탄생 계기가 궁금합니다.

 

= '거대한 종말의 시계를 지닌 여성'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집단적 상실감과 무력감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불가피하게 느껴졌고, 이해할 수 없는 위협에 맞서는 무력감을 고민했습니다. 이후 스토리 담당 개발자의 단편 소설 아이디어를 접목해 이 콘셉트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최종적으로 '페인트리스'가 탄생했습니다.

 

▲ 매년 사람들을 지우는 수수께끼의 존재, 페인트리스

 

 

Q. 게임의 타이틀인 '클레르 옵스퀴르(Clair Obscur)'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 클레르 옵스퀴르는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는 르네상스 회화 기법(명암법)의 프랑스어 표현입니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강렬한 초점과 감정적 깊이를 전달하는 방식이며, 빛과 어둠 모두가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Q. 게임 출시 전부터 영화화가 결정됐습니다. 여러모로 이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제시하는 독창적인 비전과 설정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이 세계에는 아직 풀어내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발전이 이루어질지 저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출시 플랫폼에 닌텐도 스위치는 없던데 혹시 스위치2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건가요.

 

= 현재는 출시한 PC, PS5, XBOX 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Q. 향후 DLC나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 아쉽게도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습니다.

웹진 인벤 윤홍만 기자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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