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 보면 집중력이 툭 하고 끊기는 순간들이 왕왕 있다.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랙이 가장 큰 주범일 것이고. 근데 의외로 물리적인 것들에 침해를 받으면 그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혓바닥의 위치를 의식하지 마세요." 만큼이나 불편한 것들. 이를테면 바르지 못한 자세로부터 오는 신체 통증이라던가, 다리를 바꾸다 발에 치이는 거대한 컴퓨터라던가, 혹은 BGM이 잠시 꺼진 로딩 창 밖으로 새어 나오는 부품의 소음 같은 것들.
인생과 마찬가지로 PC 또한 선택의 연속이다. "이번엔 진짜 오래 써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직접 컴퓨터를 3번 조립하면서 느낀 결론인데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는 없더라. 빅타워 시스템으로 게임을 즐기다가 발에 치이는 날이라도 오면 책상 위로 올릴 수 있는 미들타워 시스템이 눈에 밟힌다. 미들타워 PC를 채택하면 시각적으로 옹골찬 미니타워 PC가 고프고. 미니 케이스의 귀여운 PC를 생각하자니 왜 작은 게 더 비싼 건지. 값을 더 주고도 성능적으로 아쉬워할 내 모습이 그려져 일주일 간의 행복한 고민이 담겨 있던 장바구니를 비우게 된다.
이러한 고민은 의외로 멋진 커스텀 PC 앞에서 모두 사라지게 된다. 저렇게 만들 엄두조차 안 되니까 포기하게 되는 심리랄까. 행복의 관점에서 내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 준 컴퓨텍스의 써멀테이크 부스를 사진으로 준비했으니, 예쁜 PC에 눈 돌리고 있는 인벤 가족 여러분이라면 써멀테이크의 입 벌어지는 커스텀 PC들을 구경하며 지름신 강림을 막아보시기 바란다.
웹진 인벤 백승철 기자
202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