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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팬의 디아블로4 소감 : 게임플레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금단의 지식을 탐했다."

스토리의 아쉬움에 이어 게임플레이 소감을 적습니다.


이미 친구창에 100렙 분들도 꽤 보이고 지금도 많은 유저분들이 플레이하고 계신 걸 보니, 역시 디아블로 시리즈는 티켓파워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현재 저는 본캐 80레벨을 찍고 이런 저런 부캐릭을 육성중입니다. 100레벨 달성 후 소감을 남기고 싶었으나, 동기부여가 아직은 낮다고 판단되어 부캐릭을 육성하며 다음 시작될 시즌을 기대하고 있네요.

[1] 그래픽 및 지형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각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렸고, 물 효과나 사막표현은 기가 막히더군요. 이번 작은 거의 모든 요소에서 사실적인 표현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습니다. 내년 쯤 나올 패스오브엑자일2의 그래픽 또한 이와 닮아 있던데 같은 장르에선 나름 현역인 그래픽이라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2] 사운드

 제작 과정에서 녹음방식을 공개하기도 했었죠. 효과음은 상당히 잘 뽑아서 게임 플레이 할 때 꼭 틀어놓고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경음악의 경우 키요바사드, 지란다이 지역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물론 주관적인 의견이므로 만족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2편의 로그캠프, 루트골레인, 하로가쓰 등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명곡이 나오길 바랬는데 살짝 아쉽긴 했습니다. 물론 3편에서 이 쪽으로는 상당히 실망했던 터라 막 나쁘진 않았습니다.

[3] 스킬 표현 및 사용감
 이 부분은 사실 좀 부정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전작들에 비해 현실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 것 같은데, 야만용사로 초반에 타격하다 보면 역경직이나 모션의 정교함 등 현실적이다 싶더군요. 근데 그게 어쨌다는 건지 솔직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2편 아마존의 라이트닝 퓨리, 멀티플 샷이나 3편 야만용사의 고대의 작살 같은 스킬들이 현실적이라 좋았던 게 아니었거든요. 디아블로 시리즈는 물론 POE도 상당시간 즐겨왔는데 핵 앤 슬래쉬는 다소 과감한 액션과 속도, 눈이 즐거운 이펙트, 편의성, 범위 등이 어쩔 수 없는 권태기를 그나마 견뎌내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4] 편의성
 1. 인벤토리 : 전작의 향수를 느끼라고 이렇게 좁게 만든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플레이 하면서 생각해도 상당히 사악한 크기입니다. 골드 의존도가 없다면 필요한 아이템만 수집하겠지만, 골드 수급은 또 상당히 중요하게 해놔서 템을 주워 담다보면 두어판마다 마을행입니다. 서버렉이라도 없으면 모르는데 중간중간 튕기는 것 까지 해서 답답함을 두 배로 즐길 수 있습니다.
 2. 폐품 지정기능 : 좋습니다. 
 3. 지도 핀 놓기 : 좋습니다.
 4. 지도 내 지역검색 : 없을리가 없는데 하고 봤는데 진짜 없더라구요. 자주가는 던전이나 마을 아니고 이름으로 찾으려면 하루종일 지도에서 마우스 돌리고 있어야 되는...
 5. 오브젝트 테두리 없음 : 이 역시 현실감 있는 풍경은 알겠는데 NPC나 광맥 등의 가시성이 안 좋아서 불편합니다.
 
[5] 성장 요소(아이템 제외)
 정말 가장 애정하는 게임 시리즈임에도 이 부분은 대격변급의 수정이 없다면 결과가 절망적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엔 전작들과 너무 다른 행보를 보인 만큼 더 많이 고민을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게 함정.
 기존의 직관적인 스킬 할당 시스템을 버리고 공백기 동안 플레이 되었던 수 많은 같은 장르의 시스템을 도입했죠. 정복자 노드는 POE의 그 것이고 노드 판 회전은 울센에서 봤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시즌제 핵앤슬에 MMORPG에서나 볼 법한 내실을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되니 현재 아이템도 문제가 있지만 그 외 성장 요소가 너무 많아 파밍욕구가 상당히 저해되는 현실입니다.
 1. 스킬 시스템 : 파라곤 보드가 생김에 따라 상당히 간략화 된 것도 있지만, 2편은 고사하고 3편에서 스킬마다 5가지 룬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볼 때 스킬 장착칸 수도 같고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든 기분이 듭니다.
 2. 파라곤 보드 & 문양 : 문양과 특정노드의 성능이 과도해서 요구 스텟만 충족한다면 엄청난 전투력 상승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3. 내실 : 시즌제에 도입한 저의를 아직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고 한다면, 고점을 바라볼만한 컨텐츠가 나오지 않는다면 포기하는 유저가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 정복자 포인트를 상당량 주기에 성장을 위해서는 꼭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만, 피로감이 과도해서 매 시즌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차라리 내실 구성을 월드보스 처치와 같은 업적 및 릴리트 제단 수를 대폭 줄이되 시즌별로 위치를 변경해서 유저간 커뮤니케이션으로 다들 얻는 방식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6] 성장 요소(아이템)
 이 부분도 [5] 내용의 연장선으로 자연스레 문제가 됩니다. 레벨업을 하면서 아이템이 업그레이드 되는데 아이템 성장체감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외적인 성장 요소가 비중이 크기 때문이죠. 고행 진입 당시에는 선조도 몇 부위 없고 너무 아파서 만용 같은 아이템 보면 파밍 욕구가 샘솟았었는데, 대충 선조 둘둘이면 갑자기 일반던전은 너무 쉬워지고 아이템 점수는 점차 오르는데 체감이 거의 안 됩니다. 더 높은 점수의 아이템에 원하는 옵션 붙고 그걸 마부작하고 위상 달고 업그레이드 하고 해도 정작 희귀노드 하나만도 못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세지면 그만이라기엔 파밍원툴 게임 아닌가요? RPG는 어떻게 만들더라도 아이템이 최고의 효율이고 목적이어야 옳은 방향이라고 보는데 말이죠.

[7] 필드 및 던전 컨텐츠
 스펙업의 이유를 찾기 힘들게 하는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후반 컨텐츠라고 볼 수 있는 악몽던전, 군단, 지옥물결, 월드보스, 속삭이는 나무 등의 보상이 너무 심심합니다. 일반던전이랑 보상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데, 굳이 시간 맞추고 맵 확인하고 필드 돌 바엔 아이템이 레벨업보다 매력적이지 않은 지금 일반던전 도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편하지 않겠습니까? 특히 최종컨텐츠라고 볼 수 있는 고단 악몽던전을 돌아 얻는 주요 보상이 문양 업그레이드면 안 되죠. 무슨 3편의 칼데산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거기서만 얻을 수 있는 진귀한 아이템이 있고, 그걸 얻기 위해 문양작을 하고 피곤해도 각종 스팩업을 해야 맞는거죠. 이번 대부분의 평에서 지적된 만큼 무슨 조치를 취할거라 믿습니다. 차라리 POE 참고한 김에 더 해서 컨텐츠에 따라 확률적으로 아이템에 군단 마크, 지옥 마크, 월보 마크 찍어서 일반 템에는 안 붙은 옵션이 붙는다거나 하게 드랍하면 낫지 않을까 싶네요.

[8] 속터지는 요소
 몹이 바리게이트 설치하는 거는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말 타는 거 방해하는 요소인데, 재미있지도 않고 제발 좀 없앴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마을에 의자 배치... 할 말이 없네요.

* 총평 :
 파밍할 동기부여만 주도록 다듬으면 충분히 재밌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근데 아쉬운 건 계속 디아블로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새롭게 추가한 요소들은 다소 매니악하거나 시즌제를 채용하지 않는 게임의 방식들인데 그 말은 곧, 게임에 이런 저런 사족이 많이 붙게 되어 접근성을 떨어뜨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디아블로의 최고 장점은 스토리, 분위기, 지인들과 함께 부담없이 하기 좋은 접근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가는 방향은 패스오브엑자일과 같이 재미있을 만한 것을 채워넣고 심해까지 깊게 파고들어 진입장벽을 높이는 쪽이라고 생각됩니다. 전 두 게임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어 둘 다 정말 재밌게 즐겨왔는데, 제발 장르의 개척자답게 따라가기보단 개성은 지키고 득템 뽕맛을 되찾았으면 좋겠네요.

디아블로4 인벤 자유 풍선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