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디스토피아, 게임판타지, 좀비아포칼립스, 스트리머물, 밀리터리, 피폐
작가 : 퉁구스카
추천도 : ★★★★
일반적인 게임 판타지가 과학의 발달로 현실이나 다름없는 게임 세계에서 모험하는 이야기를 다루지만(ex. 소드아트 온라인), 이 소설의 배경은 사이버펑크의 미코시에 가까운 느낌으로 늙은이들은 정신이나마 살아있는 형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후보험으로 통 속의 뇌가 되어 서버로 업로드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현실에선 최소한의 열량과 영양을 채우는 에너지바를 먹으며 가상현실 세계에서 음식을 맛보고, 아이를 낳아 육아를 하는 현실 도피적인 한국이다. 정작 통 안의 뇌가 되더라도 서버와 동기화 된 뇌의 생명장치 유지를 위한 비용은 따로 벌어야 하는 그야말로 죽어도 노동하는 지옥같은 사회지만 정치가와 기업인들은 가상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으니 현실의 사람들은 더 쥐어 짜는 디스토피아 그 자체다.
...까지가 일단의 배경이고 주인공은 재벌이 갈아타기 위한 몸으로 쓰이기 위해 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몸도 빼앗긴 채, 아직 현실에 남은 가족들의 생계와 자신의 생명장치 유지 비용을 벌기 위해 가상현실 내의 스트리밍용 좀비아포칼립스 시나리오 "종말 이후"에 참여하는 것이 일단의 설정.
일단 메인이 되는 부분은 좀비아포칼립스 부분이며, 밀리터리 활극의 성향도 크다. 일반적으로 스트리머물에서 나오는 채팅창 부분은 독자의 몰입을 많이 깨는 부분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은근히 사이버 세계와 연결된 실제 현실의 언급이 언급되기도 하면서 현실-가상 간의 동시 전개되는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요소이기도...
현실이 디스토피아급 시궁창이라는 점은 일본 라노베 오버로드의 도입부와 비슷하지만, 주인공의 성향이나 게임 속 세계관이 죄다 다르다 보니 피카레스크물이 아닌 구원물이 된 느낌이다. 이야기의 호흡도 느리지 않고 복선 처리도 무난하지만 중반 이후 해피엔딩노선을 위해 일부 설정이 중도 변경되거나 무리수가 있기도 한 점은 아쉬운 부분. 그래도 크게 답답한 점 없이 전개 자체는 시원하다.
막상 연재 중에는 에이 설마 이렇게 세상이 막장이 되겠어 싶었는데 완결이후 코로나가 터지고 지금 우-러전쟁, 팔-이전쟁이나 한국의 인구 절벽 같은 걸 보고 있자면 순수하게 웃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