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다양한 이유로 24일 로아온을 보고 불탔었을 거임
작성자는 일단 게임업계에서 일해본 사람이라 좀 더 구조적인 문제점부터 떠올랐는데 진짜 좆된거같은 걸 적어줌
귀찮은 사람은 맨 밑에 요약 적어뒀으니 그거나 보셈
글쓰는 재주도 없고 정리도 못하고, 금일 사과방송보고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쓴 글이니 감안해서 봐주세요.
1. 개발자들의 마인드
전재학 팀장의 발언은 개발자로서 절대 꺼내지 말아야 할, 소위 겜겜봐 수준의 망언이었다고 생각함.
게임도 결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써, 재미가 없으면 안 됨. 이는 프로스포츠나 상업영화/음악 등의
예체능 계열의 산업들과 궤를 같이한다고 봄.
팬 없는 스포츠팀이 돈 벌 수 있나? 팬 없는 가수의 노래를 누가 듣고 돈을 벌어다줄까?
게임도 똑같음. 팬(=유저)들이 재미없다고 떠나버리면 유저는 줄고, 수익이 줄고, 개발 동력을 상실하게 됨.
겜겜봐건 전팀장의 발언들이건, 팬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절대 해선 안될 말이었음.
근데 이런 스탠스가 갑자기 벼락 내리쳐서 24일 로아온 하는 당일 스튜디오에서 갑자기 생겼을까?
절대 아니라고 봄. 그냥 전팀장의 디렉팅 마인드가 딱 저거라는 거임.
'내가 하는건 예술이고, 유저들은 어..음..모르겠고.. 돈은 어디서 나오겠지 뭐.'
어 이거 완전 어디서 보던....
2. 중국서버 오픈으로 인한 인력 누수? 유저들은 그런거 관심 없어
중국서버? 알빠노임 솔직히
판호가 갑자기 나와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솔직히 그럴 수 있다고 봄.
중국시장이 뉘집 댕댕이들 뛰어노는 마당도 아니고 보통 큰 시장이 아닌데 다 달라붙는거 이해함.
근데 그 전부터 아바타 출시 주기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것은 다들 알거임.
우선 아바타 출시를 위한 작업 프로세스를 먼저 말하자면,
(1) 기획(어떤 컨셉의 아바타를 낼 것인지, 안건을 기획자가 낼수도있고 컨셉아티스트가 낼 수도 있음)
(2) 컨셉아트-모델링-리깅(+애니메이팅)으로 이어지는 아트 실무자들 작업
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데, 작성자가 당장 생각나는 문제점은
(1) 위의 업무 프로세스는 스타트업에게도 표준이다. 물론 해당 포지션 인력이 있다면. 그만큼 정형화되어있음
(2) 후술할 엔진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사실 애니메이팅은 생략 가능한 단계임(언리얼4기준).
본 구조를 동일하게 리깅만 해낸다면 애니메이션 적용은 어제 입사한 기획자도 두어시간 가르쳐주면 할 수 있음
이 정도거든?
근데 그동안 아바타를 많이 내서 겹치는 컨셉이 많은것도 아니고, 일상복도 판타지풍도 턱없이 적은데
기획 단계에서 부침이 있을거라 생각하지는 않음. (예전 크리스마스 아바타 생각하면 아바타 컨셉 기획 자체의
능력이 의심되긴 함) 그러면 컨셉아트-캐릭터모델링-리깅 이 단계가 막힌다는건데, 가능성 있는 두 가지는
1. 기획자가 없거나 일을 안한다
2. 아트팀 인력이 없다
결국은 인력이 없다가 됨.
개인적으로는 매출의 17퍼센트 포기할 정도로 게임에 진심이던 개발사가, 소위 '로스트아크식 재투자'를 하던 개발사가 아바타에 대해서 인력충원에 인색하다? 난 잘 이해가 안됨.
3. 창술사 애님 리소스 재활용이 의심되는 소울이터의 모션 (뇌피셜)
이는 개인적인 불만인 동시에 뇌피셜이기도 함.
개인적으로는 창술사 모션부터가 진짜 맛이 없는데, 소울이터의 낫 파지 모션이 창술사 리소스 재탕이라는 의심을 많은 사람들이 했었음. 작성자도 어느 정도 동감함.
다수가 지적한, 수많은 레퍼런스가 존재하는 낫 무기 특유의 몇가지 자세들이 있는데, 저런 어정쩡하고 멋없는 모션을 채택했다는 것은 기획자가 감이 없거나(저걸 좋다고 채택한 경우), 아니면 상술했듯이 '인력이 부족하다(창술사 리소스를 재활용했을 경우)' 가 됨.
4. 개발팀의 역량 자체의 의구심과, 게임은 하는지 의심스러운 행보
1번에 쓴 전재학 팀장의 경솔한 발언에는 유저를 무시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띠용?' 했던 부분들이 더 있음.
"저는 발사대 없이 (엘릭서를) 40 찍었어요"
태초의 섬 일화
"카오스던전은 1회로 줄여주지 않을 거지만"
등과,
+ 유저들이 불편해하는 몇몇 사항들(특정 유물셋의 불합리함 등)
여태까지 논란이 되었던 점들과 로아온 당시 발언들을 생각해보면, 팀장들을 비롯한 개발팀 인원들이 게임은 하는지 의심이 들고, 이는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하는 지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조성하기에 충분함.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특히 고레벨 유저들) 게임사가 우리를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주 유저(고객)층, 어떤 유형의 유저층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모르고 있는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음. 작성자 본인도 그렇게 느꼈고.
5. 노후화된 엔진
이거는 어느정도의 사실인 점을 기반으로 한 뇌피셜인 걸 감안해 주시길 바람.
작성자는 언리얼3엔진으로 개발해 본 적이 없음. 수 년간 언리얼4로 개발했고, 최근들어 언리얼5를 찍먹 좀 해보고 있음.
안양에 위치한 모 게임사를 예시로 들면, 자체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장단점이 있는데 그 중 단점 하나를 들면
'자체엔진은 접근성이 떨어져서 개발자 한 명이 퇴사하면 상용엔진으로 개발하던 개발자 수십명으로도 대체가 힘들다'
이 말인즉, 13년도에 이미 업데이트를 중단한, 방치된 지 10년 된 낡아빠진 상용엔진으로 개발하는 사람이 있을까? 줄면 줄었지 더 늘어날 수 없는 구조임. 언리얼3로 개발된 게임들은 클라이언트 개발자 수급이 힘들다.
진짜 아무것도 업데이트 된 내용이 없는데 뜬금없이 버그나 사이드이펙트가 매주 튀어나오는 것이 예측컨대 엔진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봄.
개인적으로는 길게 봤을 때 로스트아크는 엔진업이 불가피하다고 보며, 로스트아크라는 ip를 금강선 전 디렉터의 바람대로 20년 넘게 유지시키고 싶다면, 엔진업은 필수임. 힘들다고 어물쩡 넘기는 게 아니라 필수 수준임.
이것 말고도 자잘한 게 더 있는데, 대충 끊고 여기서 종합해보자면
현 로스트아크 개발팀은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 하나하나 긁어줄 능력도 없이 자신의 게임을 하는지 의심스럽고,
대외적으로는 한국서버를 등한시하고 중국서버에 치중된 상태이고,
낡은 엔진으로 개발과 유지보수가 힘들고,
엔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그래픽 쪽 인력충원에는 관심이 없고,
무능력한 기획 역량 및 지표 해석으로 본인 상품의 메인 타겟이 누군지는 제대로 아는지도 모르겠고,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 던 개발사의 포부가 더는 느껴지지 않으며
유저들은 무시당하는 느낌으로 더이상 플레이를 할 동력을 못 느끼고, 개발사의 에너지 또한 느껴지지 않음
요약하면
1. 얘네 게임 하는지 의문임. 발언하는거나, 패치 방향성 등을 봤을 때.
2. 유저들은 갤러리가 아니라 고객임. 유저들은 자신이 무시당하고, 등한시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게 지속된다면 더 이상 게임에 돈은 물론이고 시간을 쓸 이유가 없어지고, 유저는 이탈하게 되고 게임은 망한다.
3. (개발자 시점) 이 게임이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움(개발자의 태도, 구조적인 문제 등)
종합해서 작성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했겠지만, 본인은 더 이상 이 게임에 돈과 시간을 써도 되는지 의심이 듦. 이게 한번 의심하게 되면 끝도 없어진다. 즉 신뢰를 잃었다는 뜻.
유저들에 대한 신뢰를 되찾으려면 보통 쉬운 일이 아닐 것.
내 생각인데 이거 해결하려면 유저 간담회 갖고 진짜 사소한 문제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조만간 제대로 된 자리에서 당신들의 의지를 느끼고 싶습니다.
금강선 전 디렉터만의 의지가 아니라 로스트아크를 개발하는 모든 사람들의 의지를요.
마무리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최희암 감독님의 말씀으로 하겠습니다.
로스트아크 인벤 자유 Caracoles
2023-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