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 입문해서, 이런 저런 레이드 다니다가 리퀴드와 에코의 월퍼킬 경쟁에 매료되었을 당시,
"나도 공장을 잡아보면 저렇게 즐겁고 보람찬 분위기에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공장을 잡게 되었습니다.
2021년 8월 19일. 공대 첫 출항. 대지공포
순조로운 시작과 다르게 라즈날 트라이 200트라이 넘어가면서 공대원들이 대규모 교체.
지속되는 트라이에 "이게 내 클래스 탓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당시 운무가 좋지 않다 판단하여 후딱 구인하기 가장 어려운 벤티르 신기를 키웠습니다.
이 판단 때문에 오늘까지 후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바나스 350트라이 쯤, 공대에 대규모 이탈이 발생하여 다시 구인하기 어렵다 판단, 2퍼 전멸 트라이가 있지만 그대로 공대를 해산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1월.
다시는 공장을 잡지 않겠다 생각했었습니다. 항상 구인글에 "클래스 보단 사람" 을 해놓고서 숙련도 떨어지는 클래스로 바꿔오다니! 비주류 95점이 애매한 주류 60점보다 훨씬 낫다고 항상 말하는 공장이었는데... 스스로 모순되고 부끄러웠으니 못 잡는게 당연했지요. 운무를 하면 잡지 않았을까, 술 마시면 남자들 군 이야기 나오는 것처럼 전 항상 이 이야기가 계속 나왔습니다. 그만큼 깊은 내상을 남긴 마무리였습니다.
여차여차해서 4년이 지나고, 캐쥬얼하게 와우할 때 친구들이랑 같이 이야기하다 "야 다시 공장 잡아보지 않을래?"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너무 큰 상처를 입었던 저는, 다시 한번 패배를 겪으면 진짜 제가 못남을 인정하게 될까봐 몇 가지 조건을 걸게 됩니다.
"캐쥬얼 공대" "길드 기반 공대" "최정예 못해도 괜찮" "일주 하루 4탐" "이번 시즌 처음하는 잠행 도적으로 공장"
실패하더라도, 절대 제 탓이 아닌 그냥 공대가 애초에 그래~ 라고 스스로 핑계거리를 만들고 지나갔지요.
카이베자라는 벽을 넘고, 오비낙스 막트라이 버프로 잡고, 비단궁정에서 발전하는 팀원들과 잡게 되다보니 욕심이 생겨 주 이틀로 늘리게 되고 막넴을 박게 되었습니다. 리퀴드 영상을 보고 흥분하던 제 마음은 숨길 수 없었나봅니다.
갑자기 공대 운무님이 여행 일정으로 인해 일 주 쉬게 되셨습니다. 운무를 지금 구하는건 하늘의 별따기. 뭔가 계시를 받은 듯, 공장의 시작을 맡은 캐릭터를 공장의 끝을 마무리하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어 딜러님을 구하고, 제가 다시 한 번 가장 자신 있는 운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젬이혈죽, Azrin, 사제쉽다면서요, 고인철, 힐넣어줘용, Galakrond, 눈두개입한개, 샌드윗치, 독군, 폭군익환이, 트롤은없다, 힘오브파워, 앤스워즈, 실음과, 정해원, 담이술사, 샘뜰, 칼끝, Vlvid 님 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 외 사정상 같이 하다가 나가신 분들도 다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다시 공장 권해봐준 친구들 다시 한번 너무 고맙습니다.
비겁한 공대장의 4년간 응어러진 상처를 치유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기나긴 시간동안 서러웠던 상처입니다. 글로 표현이 덜 되겠지만 끝 마무리를 해주셔서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장은 조금 괜찮았나요? 귀엽게 봐주세요.
2021년 8월 19일 시작.
2025년 2월 11일 끝.
약 4년간 일정, 운무로 시작하고 운무로 끝냅니다.
이제 캐쥬얼하게 즐겨야지 ㅎㅎ 나도 최정예 공대장
다들 와우 즐겁게 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장은 운무가 가장 자신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인벤 레이드 슬프도다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