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게임스컴에서는 수많은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게임 유력 후보로 꼽히는 몬스터 헌터 와일즈부터 이제는 원조인 디아블로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패스 오브 엑자일2 등 소위 '대작'들로 가득했죠. 다만, 충격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루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한 만큼, 기대한 대로의 게임이라는 게 당시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만난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신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이하 33 원정대)'는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게임이었음에도 게임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비주얼 퀄리티부터 세계관, 설정,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이거, 어쩌면 엄청난 게임일지도?'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죠. 게임스컴 2024 다크호스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33 원정대'의 데모 빌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긴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데모임에도 '33 원정대'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게임스컴 2024 다크호스에서 수많은 대작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올해의 다크호스임을 말이죠.
'어쩌면' 가장 역동적인 턴제 RPG 일수도
턴제와 반응형 액션이 자아내는 앙상블
데모는 약 4시간 분량이었습니다. 작년 게임스컴에서 개발자가 프레젠테이션한 부분과 일부 초반 구간을 데모로 떼어놓은 형태였죠. 게임에 대한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스토리에 대한 건 이번 체험기에서는 다루지 않고자 한다는 점을 먼저 전하겠습니다. 세계관 등을 알 수 있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챕터1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데모에서 알려주는 정보 역시 그간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페인트리스라는 신적 존재가 존재하며, 일 년에 한 번씩 깨어나 거석에 숫자를 적게 되는데 그 숫자에 해당하는 나이대의 모든 사람이 사라지는 세계로 그 페인트리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원정대가 계속해서 조직됐으나 지금까지 계속 실패했다, 정도만 알면 충분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이 33번째 원정대고 말이죠.
그렇기에 체험기에서는 게임의 연출적인 부분과 저를 비롯해 많은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반응형 액션이 들어간 전투 시스템 등을 주로 다루고자 합니다.
주관적인 영역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턴제 RPG의 전투라고 한다면 지루한 면이 있습니다. 엑스컴 시리즈에서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한 방에 처리할 수 있을지 얼마나 간을 떨리게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확률에 의존하는 게 전부일 뿐이죠. 실시간 액션 게임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턴제 RPG는 버튼을 딸깍하는 순간 사실상 결과가 정해집니다. 그 사이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죠. 그렇기에 단순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속성이나 약점, 방어, 캐릭터의 영구적인 죽음 등의 요소를 넣음으로써 좀 더 전략성을 강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얼마나 더 신중하게 플레이할지만 바뀔 뿐이죠. 심지어 이마저도 레벨 앞에서는 무의미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레벨 노가다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턴제 RPG에서 레벨이나 스펙만큼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요소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턴제 RPG를 하면서 유독 지루하게 느낀 면들이 있습니다. 신중하게 플레이하다 보니 간혹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면 레벨 노가다로 너무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으니까요.
'33 원정대'가 기존의 턴제 RPG와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33 원정대'는 턴제에 반응형 액션 요소를 넣음으로써 턴제 RPG가 고질병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를 해결했습니다. 턴제 RPG임에도 마치 액션 RPG를 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는 거죠.
이러한 반응형 액션은 회피와 쳐내기, 점프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모두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피하거나 막아냄으로써 대미지를 0으로 만들 수 있죠.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회피와 쳐내기입니다. 둘 다 대미지를 0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같은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판정 타이밍과 그로 인해 얻는 이점 등에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건 회피입니다. 판정 타이밍이 널널해서 적의 패턴이 눈에 익지 않거나 강적을 상대할 때 이것만큼 든든한 것도 없습니다. 쳐내기는 회피와 비교했을 때 완벽 회피와 동일한 판정 타이밍인 만큼, 훨씬 빡빡한 면이 있습니다. 대신 그로 인한 이점 역시 확실하죠. 기본적으로 쳐내기에 성공할 경우 AP라고 해서 일종의 스킬 포인트를 얻게 되고 적의 공격을 모두 쳐낼 경우에는 이어서 강력한 카운터를 날립니다. 사실상 모든 면에서 회피의 상위 호환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렇게만 적으면 무조건 쳐내기가 이득인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데모 초반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판정 타이밍이란 게 여간 맞추기 어려운 게 아닙니다. 비단 쳐내기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회피의 경우 판정 타이밍이 널널해서 쉽다고 했지만, 이 역시 적의 패턴이 눈에 익었을 때의 얘기입니다. '33 원정대'에 등장하는 적들의 공격 패턴은 마냥 정직하지 않습니다. 초반부터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해댑니다.
빠른 공격, 일반 공격, 느린 공격으로 각각의 공속이 다르기에 어떻게 공격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그나마 어떤 공격을 할지 알려주기 때문에 대비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지만, 초반에는 헤맬 수밖에 없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속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똑같은 일반 공격이지만, 한 번만 공격할 때가 있는가 하면 연타를 날릴 때도 있습니다. 판정 타이밍에 무엇보다 중요한 박자 역시 마찬가지죠. 연타가 정박자로 들어올 때도 있지만, 엇박자로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마음처럼 완벽하게 피하거나 쳐내기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완벽하게 피하거나 쳐내려면 그만큼 패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죠. 실제로 초반에는 저도 모르게 '아 피했다고/쳐냈다고!' 하고 외치는 경우도 더러 있었을 정도입니다.
아참, 점프에 대한 얘기를 놓칠 뻔했네요. 점프 역시 기본적인 형태는 회피, 쳐내기와 같지만, 특수 패턴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보스 등 일부 적이 쓰는 점프 신호가 표시되는 공격은 회피와 쳐내기가 불가능하며, 점프로만 피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특정 패턴에만 대응하는 반응형 액션을 넣음으로써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반응형 액션은 비단 방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공격을 보조하는 요소로는 QTE가 있습니다. 일정량 AP가 쌓였다면 AP를 소모해서 스킬을 쓸 수 있는데 이때 스킬마다 다른 QTE가 뜨게 됩니다. 연달아서 뜨는 게 있는가 하면 한 번만 뜨고 끝나는 것도 있죠. QTE에 성공할 경우 피해가 증가하거나 보너스 효과가 추가되는 스킬의 효과가 향상됩니다. 완벽 타이밍에 성공할 경우에는 효과가 더 강해진다고 하니 그냥 스킬을 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모로 게임에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 셈입니다.
사격에 대한 것도 여러모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평타와 스킬이 해당 캐릭터의 턴에서 한 번만 할 수 있는 반면, 사격은 AP만 넉넉하다면 몇 번이나 할 수 있습니다. 평타나 스킬과 비교하면 많이 약한 편이지만, 사격의 진면목은 따로 있습니다. 자유롭게 조준해서 적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적의 약점을 정확히 공격할 경우 큰 대미지와 함께 많은 기절치를 누적시키게 됩니다.
심지어 일부 적에게는 특효이기도 하죠. 비행하는 적의 경우 평타나 스킬이 거의 통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피해버리죠. 이런 적을 상대할 때는 사격이 필수입니다. 애초에 사격으로 잡도록 만든 것이죠. 이 외에도 사격의 쓰임새는 다양합니다. 적의 실드를 깎을 때도 이것만 한 게 없습니다. 보스나 일부 적은 실드가 달리거나 스킬을 통해 실드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실드는 대미지에 상관없이 횟수에 따라 하나씩 깎이게 됩니다.
실드를 깎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미지를 입힐 수 없으므로 이 경우 우선적으로 사격을 통해 한 턴에 최대한 많이 실드를 깎아야 하죠. 심지어 일부 보스전에서는 사격으로 보스의 특정 패턴을 파훼할 수도 있습니다. 보조 공격 수단이지만, 그저 보조에 머무는 게 아니라 명확한 자신만의 역할을 가졌다고 볼 수 있죠.
이런 다양한 조작 요소를 넣음으로써 '33 원정대'는 턴제 RPG 가운데 역대 최고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적의 패턴을 파악해서 쳐내기나 회피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얼핏 소울라이크의 테이스트가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단순한 비약이 아닙니다. 소위 소울라이크 고인물의 경우 빤스맨이라고 해서 맨몸에 맨주먹으로 최종 보스까지 잡는 경우가 있는데 '33 원정대' 역시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번 데모에서 만날 수 있었던 크로마틱 수도원장이라는 보스의 경우 터무니없이 많은 체력과 공격력으로 한 번만 실수해도 캐릭터가 죽을 정도였음에도 약 20분간 거의 모든 공격을 회피하고 대미지를 누적시키는 식으로 해서 잡았을 정도였습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적의 패턴을 파악했다면 레벨에 상관없이 시간이 걸리긴 해도 어떤 적이든 상대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셈입니다. 단순한 턴제 RPG가 아니라 반 턴제 RPG라고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턴제로서의 성장, 조합의 재미 역시 놓치지 않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픽토스와 루미나의 조합
'33 원정대'는 턴제 RPG로서의 정체성 역시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응형 액션들이 턴제 RPG가 가진 태생적인 단점을 해결해 주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모두가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라는 거죠. 무엇보다 저런 조작 요소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액션 RPG, 액션 어드벤처에 지쳐서 조작이 덜한 턴제 RPG를 하려고 했는데 여기서도 조작에 신경 써야 하냐는 거죠.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런 건 아닙니다. '33 원정대' 역시 레벨을 올리고 좋은 장비를 장착함으로써 격차를 메울 수 있습니다. 아니, 사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크로마틱 수도원장처럼 보스 하나에 20분, 패턴을 파악하느라 도전한 시간을 모두 포함하면 1시간 넘게 허비하는 게 사실 더 말이 안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크로마틱 이라고 해서 일종의 강적들의 경우 조우한 시점의 레벨대에서는 패턴을 파악하고 반응형 액션으로 공격을 피하거나 해야 했으나 어느 정도 레벨을 올리고 좋은 장비를 파밍한 시점에서는 한결 수월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게 회피나 쳐내기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데모인 만큼, 레벨이랑 장비만 좋으면 최종 보스까지 그냥 다 맞아가면서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을뿐더러, 반응형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사실상 그걸 배제하는 게 더 이상하기 때문이죠. 최소한 회피 정도는 어느 정도 익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레벨 시스템은 액션 RPG와 흡사합니다. 레벨업을 하면 스탯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활력, 무력, 민첩, 방어 행운 5개 스탯 중 원하는 걸 자유롭게 올리는 식입니다. 캐릭터의 포지션,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올릴 수 있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기의 스탯 보정 정도가 있습니다.
무기에 따라 민첩이 높을수록, 무력이 높을수록 피해가 증가하는 무기가 있는 만큼, 현재 쓰는 무기에 따라 스탯을 어느 정도는 유기적으로 올리는 게 좋습니다. 초반에 얻은 무기와 이후 얻는 무기의 스탯 보정이 다르더라도 걱정할 건 없습니다. 아이템을 써서 스탯을 초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원하는 스탯을 올리면 됩니다.
장비 시스템은 다른 게임과는 사뭇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장비는 무기와 픽토스, 루미나 크게 세 개로 구분되는데 무기는 다른 게임의 무기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다양한 무기가 존재하며, 특정 속성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화할 수 있죠. 색다른 건 픽토스입니다. 픽토스는 일종의 악세사리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캐릭터마다 3개의 픽토스를 장착할 수 있는데 능력치와 더불어 기본 공격 피해 증가, 사격 시 확률 적으로 징표(1회 대미지 증가) 부여 등 다양한 지속 효과가 붙은 걸 볼 수 있죠.
그 자체로는 딱히 특이할 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픽토스의 진면목은 따로 있습니다. 픽토스를 끼고 일정 횟수 전투를 치르면 지속 효과가 해금되는 게 바로 그것인데요. 이렇게 해금된 지속 효과는 다른 캐릭터가 픽토스를 끼고 있더라도 루미나를 소모해 얼마든지 활성화하는 게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구스타브가 증강 공격 픽토스를 끼고 있고 지속 효과가 해금된 상태라고 했을 때 픽토스가 지닌 능력치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루미나를 소모해서 증강 공격 픽토스의 '기본 공격 피해 50% 증가' 지속 효과를 가져오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 필요 루미나가 저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루미나만 여유롭다면 모든 지속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지만, 초반에는 다양한 조합을 생각하고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서 짜야 합니다. 이렇게 픽토스와 루미나를 적절히 조합하면 전투 시 1턴 만에 다양한 버프 효과를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각 캐릭터의 루미나 상한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루미나의 색상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늘릴 수 있습니다. 스탯, 스킬과 더불어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성장시키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특정 캐릭터에 집중해서 루미나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고 여러 캐릭터의 루미나를 골고루 늘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분량이 제한된 데모였기에 픽토스와 루미나로 인한 성장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었으나 초반임에도 수많은 픽토스와 루미나가 등장한 만큼, 평타를 극대화한다든가 회피 시 큰 이점을 얻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캐릭터들의 개성은 저마다 명확한 편입니다. 회피와 쳐내기가 있는 만큼, 탱딜힐 등으로 직업이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는 대신 스킬이나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에 차이를 둔 건데요. 구스타브의 경우 공격을 하거나 회피, 쳐내기에 성공할 경우 충전 게이지가 차게 되는데 일정량 이상 차게 되면 과충전 스킬을 써서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 있습니다.
마법사인 루네는 얼룩이라고 해서 스킬을 쓰면 얼룩이라는 걸 만듭니다. 얼음 마법을 쓰면 얼음 얼룩이 화염 마법을 쓰면 화염 얼룩이 생기는 식이죠. 그리고 이렇게 모은 얼룩을 소모해서 스킬을 효과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화염 마법인 제물의 경우 얼음 얼룩을 소모할수록 피해가 증가하는데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얼음 창 등 얼음 속성 마법을 써서 얼룩을 만들고 제물을 써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이죠. 마법마다 소모하는 얼룩이 다른 만큼, 어떤 순서로 마법을 쓸지 고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데모 막바지에 합류하는 마엘 역시 구스타브, 루네와는 사뭇 다른 특징을 보여줍니다. 마엘은 스킬에 따라 태세를 변경하게 되는데 각각의 태세는 저마다 다른 능력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공격 태세는 주는 피해가 증가하지만, 받는 피해도 증가하고 방어 태세는 받는 피해가 감소하며, 쳐내기나 회피 시마다 1씩 AP를 얻고 명인 태세는 마엘이 주는 대미지가 크게 증가하는 식입니다.
공격 -> 방어 -> 명인으로 태세를 중단 없이 전환할 경우 큰 대미지를 익힐 수 있는 반면, AP가 부족하다든가 할 경우 태세가 해제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쳐내기와 회피 등을 통해 꾸준히 AP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법 조작 난이도가 있지만, 적의 상태를 파악해 태세를 전환해나가면서 AP를 꾸준히 모을 수만 있다면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스컴 2024 다크호스에서
올해의 다크호스로
결론을 내리자면 '33 원정대'는 어지간한 대작 AAA급 게임과 어깨를 견줘도 될만한 잠재력을 이번 데모를 통해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UI와 관련된 일부 아쉬운 부분을 제외하면 세계관이나 설정, 비주얼 퀄리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 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딱히 흠잡을 만한 데가 없었을 정도였죠.
물론 반응형 액션이라는 건 양날의 검일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신선하다는 의미에서 푹 빠질 수도 있는가 하면 번거로운 요소라고 여겨질 수도 있으니까요. 여기에 더해 신선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익숙해지는 순간, 도리어 약점이 될 수도 있죠. 이런 부분은 데모에서는 체험할 수 없었던 스토리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하겠죠. 다행스럽게도 스토리의 편린밖에 다루지 않은 데모였음에도 스토리텔링과 연출은 여러모로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그 자체로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을 정도였습니다.
'33 원정대'는 오는 4월 24일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색다른 턴제 RPG를 기다려왔을 유저들이라면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
웹진 인벤 윤홍만 기자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