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3 조차 남들 욕해도 만 시간 넘게 갈아넣은 디붕이인데, 이번작은 솔직히 딱 이 때의 프라바 심정이긴 합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스토리의 9할까진 나름의 생각보정을 하면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인게임에 처음 등장하는만큼(디아2 횃불퀘는 전혀 다른 설정이어서 패스) 릴리트의 묘사는 기대가 컸는데, 책에서 봤던 릴리트를 꽤나 잘 살렸고 초반 묘사는 상당히 괜찮았구요. 근데 마지막 10% 가량은 정말 블리자드가 감을 다 잃었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오픈월드가 선택지를 주겠다는 건데 그럼 최소한 멀티엔딩을 넣어볼 생각은 없었나 너무 아쉽습니다. 분명 이나리우스와 광신도가 진격할 때가 나누기 딱 좋은 분기점인데...
1. 이나리우스에 협력해서 릴리트 제거
2. 메피스토에 협력해서 이나리우스 사후 릴리트 제거
3. 릴리트에 협력해서 메피스토 흡수를 도움
등으로 해서 엔드 컨텐츠에서 진영이 나뉘는 컨텐츠를 만들면 참신하고 좋았을 거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정해진 스토리를 내겠다면 그 구성이라도 좋았어야 했는데 무슨 산전수전 다 겪은 호라드림 양반이 남들 대화할 때 엄한데서 구경하다 지옥에 있는 조형물에 죽지를 않나, 설정상 이나리우스와 릴리트는 몇 천, 몇 만년간 애증이던 뭐던 서로 간에 공격만큼은 하지 않는 걸로 나오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창 찌르고 날개뜯고... 아니 애초에 이나리우스가 천상에 다시 가고 싶다! 이러는 게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본인을 3천 년간 고문하도록 메피스토한테 던져준 게 앙기리스 의회고, 심지어 본인이 추종하던 티리엘이 그걸 직접 압송한데다 의도한 건 아니라도 이나리우스의 전부인 세계석 까지 부쉈는데 말이죠. 차라리 삶의 터전을 앗아간 천상에 앙심을 품고 릴리트랑 짝짝꿍 하면서 마침 세계석이 파괴되서 각성하기 시작한 필멸자들 모아다가 지옥, 천상 부수러 가는게 아무리 봐도 더 납득이 가거든요. 이건 뭔가 대충 유튜브로 디아 스토리 본 사람이 아 얘는 이런 목적이 있었지, 얜 이런 애지 하면서 어거지로 만든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확장팩 2개가 더 나온다고 했고, 거기에 말티엘 소멸 후 티리엘과 네팔렘의 행적이 나오긴 할 텐데, 이번 편에 단 한 마디도 언급이 없다는 건 이미 너무 산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쌔합니다. 전작과 달리 로라스의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성격을 보면 티리엘 신변에 이상이 있는 건 확실해 보이긴 합니다. 티리엘을 언급하지 않은 건 좋지 않은 어떤 경험 때문일 수 있겠는데, 네팔렘도 찾지 않는다? 티리엘이 필멸자가 되고나서 위기 때 마다 먼저 찾은 게 네팔렘이고, 그걸 데리러 갔던 로라스는 지금 상황에 전혀 그를 찾을 생각도 없고 네팔렘 스스로도 등장하지를 않습니다. 이건 그 놈의 타락떡밥 때문에 맛이 가서 현재 천상을 때려 부수고 있는 거 아니면 설명이 안 될 거 같네요. 근데 따로도 아니고 일곱 고위+대악마와 말티엘을 합친 거의 2/3아누를 때려잡은 네팔렘이 50년간 그러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고, 설령 그렇다고 쳐도 그럼 후속작은 디아블로와 바알이 문제가 아니게 되는데 대체 이걸 어떻게 수습할 지 궁금하네요. 나와도 반전보다는 억지일 거 같지만...
총평 : 워크 -> 와우처럼 디아도 스토리 놔 줄 때가 되어가나 싶네요
디아블로4 인벤 자유 풍선
202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