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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 "국산 게임을 글로벌 1등 게임으로"

글로벌 비디오 게임 개발 회사인 버추어스가 지난 3월, 서울 스튜디오 설립을 발표했다.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는 한국의 고객과 전 세계 버추어스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연결하며, 크리에이티브와 디자인 역량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부터 버추어스는 한국 상위 10개 게임 스튜디오 중 절반 이상과 파트너십을 맺고 크로스파이어X, 데이브 더 다이버, PUBG: 배틀그라운드, 스텔라 블레이드 등 여러 호평을 받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버추어스 서울의 설립을 기념하여,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의 총괄을 맡게된 윤승환 지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승환 지사장은 버추어스 서울이 한국의 고유한 문화와 시장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동시에, 한국 게임사와 버추어스의 글로벌 제작팀 사이의 협력을 촉진하는 전략적인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 "한국과 글로벌 잇는 전략적 허브"

 

▲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 윤승환 지사장

 

Q.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지난 2005년 북미 갈라넷에서 지포테이토 퍼블리셔의 사원 번호 1번으로 업계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웹젠의 북미 법인장, 샌프란시스코 카밤의 시니어 프로듀서 직을 역임하는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버추어스에 합류하게 된 것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다. 그간 개발사와 퍼블리셔에서 일했고 따지자면 일을 주는 쪽에 가까웠는데, 받아서 하는 쪽의 일은 처음이다 보니, 현재는 서울 스튜디오 세팅 작업과 함께 여러 부분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버추어스 서울은 어떤 곳인가? 서울 스튜디오의 지사장으로 합류하게 된 배경도 궁금하다.

 

= 버추어스는 그간 서구권 중심으로 힘을 쏟았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성장에 힘을 실으려고 하는 상황이다. 물론 아시아에도 사업 개발 인력이 있고 수년간 여러 한국 게임사와 협업해 왔지만, 기존에는 한국 스튜디오 없이 소규모로 진행하다 보니 실제 기획 프로젝트나 좀 더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는 전개할 수 없었다. 이를 강화하고 더 많은 사례를 만들기 위해 서울 스튜디오가 설립됐다고 할 수 있다.

 

20년간 업계에 있으면서 프로듀서로서의 경험도 쌓았고, 게임 업계에서 처음 했었던 일이 '한국의 게임을 글로벌로 진출시키는 것'이었기에,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의 목적과 딱 맞았다고 본다.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의 목적 역시 국산 게임을 글로벌로 성장시키는 것이므로, 잘할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하여 참여하게 됐다.

 

▲ 버추어스는 2025년 초에도 3곳의 스튜디오 인수 소식을 발표하는 등, 사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Q. 이전에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여러 협력이 진행된 바 있다. 서울 스튜디오가 설립되고, 기존의 활동과 크게 달라지는 것들이 있을까?

 

= 1차적인 타겟이 한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한국 게임을 더 잘 만들고, 전체 개발을 지원하는 식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에도 전체 개발이 가능한 규모의 큰 스튜디오가 있는데, 서울 스튜디오의 경우 시니어 리드들로 구성된 코어팀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서울 스튜디오의 목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 번째는 한국의 고객사들과 해외 작업 스튜디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전문적인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커뮤니케이션 과정에도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집어내어 더 훌륭한 퀄리티의 작업물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제 개발 인력으로 팀을 꾸려 더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것이다. 기획이 포함된 프로젝트나 공동개발, IP를 활용한 전체 개발을 제안하고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Q. 크로스파이어, 데이브 더 다이버, PUBG, 스텔라 블레이드의 사례보다 더 심화된 협업이 가능하다는 뜻일까?

 

= 이전의 협업들은 대부분 아트나 그래픽, 엔지니어링, 포팅 작업 같은 것에 그쳤으나, 버추어스는 게임 개발 과정에 포함되는 모든 ETE를 할 수 있는 조직이다. 게임사와 함께 기획 단계에서 IP의 가능성을 먼저 제안하거나 DLC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더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뉴월드' 같은 공동 개발 사례들이 많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공동 개발이라든지 전체 개발의 사례가 별로 없다. 서울 스튜디오 설립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들을 더욱 많이 만들어 소개하고자 한다.

 

▲ "단순한 플랫폼 이식을 넘어,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를 전개할 수 있을 것"

 

 

Q. 서울 스튜디오의 첫 활동은 어떤 모습이 될까? 구체적인 형태, 또는 협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면?

 

= 기존보다 전개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이 넓어졌을 뿐이지, 기존처럼 아트 쪽이나 멀티 플랫폼 포팅 관련 협업도 계속 열심히 할 계획이다. 공동 개발 IP의 움직임도 많이 커져서, IP를 활용한 전체 개발이나 오래된 IP 게임을 리메이크, 리마스터하는 작업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어떤 특정 기업보다는 모든 게임과 협업하고 싶은 마음인데, 그래도 하나를 꼽아보자면 '펄어비스'와 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이는 버추어스 북아시아의 필립 앙헬리 총괄의 뜻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펄어비스처럼 자체 엔진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은데, 버추어스가 언리얼이나 유니티 외에도 자체 엔진을 활용하는 기업과도 충분히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Q. 소규모 인디 개발자들도 게임 개발에서 버추어스와 협업할 수 있을까?

 

= 물론이다. 만약 인디 개발자가 PC 혹은 모바일로 게임을 출시하려고 준비 중이라면, 버추어스가 콘솔로도 함께 출시될 수 있도록 함께 작업하는 식이다. 당연하게도 기회는 대형 게임사들 쪽이 더 많겠지만, 인디에서도 충분히 개발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으리라고 본다.

 

 

Q. 버추어스와 같은 성격의 여러 공동 개발사들이 한국 게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버추어스만의 차별점,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 번째는 로컬에서 더 가깝게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 스튜디오가 있는 개발사는 버추어스가 유일하거나,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버추어스는 글로벌 단위의 커다란 조직이지만, 로컬에서도 각 고객사, 한국 게임사들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전체 스물다섯 개, 4,200명 규모의 스튜디오가 하나의 팀이 되어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기회가 생기면 해당 내용이 전사에 공유되어 가장 적합한 스튜디오를 바로 찾아 배정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의 팀이 되어 움직이는 것이 버추어스의 경쟁력이자 강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난 21년 동안 약 1,500개의 작업물에서 ETE 개발을 맡으며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이다. 게임 개발에서 필요한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고, 이런 부분은 다른 공동 개발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게임 개발의 모든 과정을 도맡아 진행할 수 있다면, 자체적으로 오리지널 게임을 출시할 계획은 없나?

 

= 외부 개발사다 보니 파트너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주요 기조가 있다.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우리의 역량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이때 버추어스 오리지널리에 대한 내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내부의 그린라이트 프로세스를 통해 프로토타입까지 게임을 만들어서, 단순히 외부 개발만 잘하는 게 아니고 기획이나 창의적인 역량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렇게 만든 프로토타입을 개발사와 퍼블리셔에 제안하고 공동 개발하지 않겠냐고 역제안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탕 레전드: 사일런트 스트링스(TANG Legends: Silent Strings)'라는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된 바 있다.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 "한국 게임사가 직면한 어려움 해결할 것"

 

Q. 콘솔과 PC, 모바일 등 각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크로스 플랫폼으로 전개할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목적을 분명히하는 것이다. 단순한 유저 수 확장인지, IP 확장인지, 게임 경험을 개선하려는 것인지, UI부터 컨텐츠 기능까지 전부 맞춤화된 개발이 필요하다.

 

크로스 플랫폼을 이야기할 때 크로스 세이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크로스 플레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스위치 플랫폼에서 결제를 진행하면 해당 수익은 닌텐도에 귀속되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해당 재화를 사용하더라도 별도의 수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각기 다른 플랫폼에 계정을 인증하고 연동하면 문제가 없지만, 닌텐도는 이런 부분에서 인증을 제한하는 등 매우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

 

이외에도 게임을 출시할 때 많은 게임사들이 여러 플랫폼에 게임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것인지, 동시에 출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한국의 경우 순차 출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게임이 얼마나 성공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우므로, PC 버전의 반응이 좋다면 그 이후 플랫폼을 확장하는 식이다.

 

버추어스에서는 동시 출시가 수익적으로도, 홍보 측면에서도 여러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순차 출시 과정에 필요한 각각의 마케팅 비용도 한 번으로 줄일 수 있고, 전체 게임에 대한 임팩트도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버추어스와 협업하면 개발사는 메인 플랫폼 개발에만 집중하고, 동시에 다른 플랫폼 이식 작업을 함께 진행하며 동시 출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플랫폼이나 타이틀의 성격에 따라 각기 다가가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만약 순차적으로 전개하더라도 개발 도중에 합류해서 잘하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신규 콘솔인 '닌텐도 스위치2'가 곧 시장에 출시된다. 이처럼 새로운 콘솔이 등장하면 작업 방식이나 노하우도 다시 쌓아야할 것 같은데, 버추어스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버추어스는 신규 콘솔의 출시 같은 이슈에 가장 잘 대비가 되어 있는 개발사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세계의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만큼 언리얼 엔진을 가장 많이 다뤄본 개발사이며, 스위치 포팅도 가장 잘하는 개발사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고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기존에 쌓인 노하우가 있기에 확실히 대응할 수 있다.

 

▲ "버추어스는 전세계에서 스위치 이식을 가장 잘하는 개발사"

 

 

Q. 새로운 기술이나 노하우를 쌓기 위해 진행하는 별도의 활동 같은 것이 있을까?

 

= 버추어스 스튜디오 간의 학습과 교육 과정도 진행되고 있고, 프랑스에는 AI 엔지니어링과 R&D를 같이 하는 버추어스 랩이라는 조직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툴이 나오면 바로 학습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므로 언제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Q. 지난 2024년에 뉴주와 함께 게임 업계 현황을 조명하는 발표를 진행한 바 있다. 2025년 현재 달라진 시장 분위기나 최신 동향을 공유해준다면?

 

= 올해에도 뉴주와 함께 스위치 포팅 관련 리포트를 발표했다. 콘솔 시장은 지금까지 서구권과 일본의 전유물이었는데, 중국에서 '검은신화: 오공'이, 한국에서는 피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와 같은 AAA급 콘솔 게임이 성공을 거두며 이후에도 많은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경쟁이 포화된 상태에서 다른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필요했는데, 이때 여러 기업이 콘솔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미 많은 게임사가 들어와 경쟁이 심화된 상태다. 콘솔 마켓도 제한적인 성장과 경쟁 포화가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맥 OS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게임 업계에서는 콘솔에 이어 다양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뉴주와 함께 글로벌 게임 업계 주시 중, "콘솔 다음의 기회를 찾고 있는 상황"

 

 

Q.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인재를 모집 중인가?

 

= 앞으로 한국에서 더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전개할 계획이기에 세 가지 요건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먼저 각 분야의 전문가여야 한다. 공동 개발을 맡게 될 테니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두루두루 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한국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작업 스튜디오와도 협업해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끝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열정적이고 자발적인 분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파트너사의 일을 받아 처리하기만 하는 작업이 아니고, 실제로 작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만들거나, 더 창의적으로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자발적인 성향의 인재를 구하고 있다. 코어 팀으로 운영하다 보니 시작은 10명 이내로 진행할 계획이며, 이후 맡게 되는 프로젝트에 따라 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Q. 끝으로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 지사장으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 버추어스는 게임 개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업무를 맡아 진행할 수 있다. 서울 스튜디오는 한국 게임사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고, 게임 개발에 어려운 부분이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 버추어스 서울 스튜디오가 한국 게임사의 동반자로서 글로벌의 모든 플랫폼에서 전체 1등을 찍는 국산 게임을 함께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웹진 인벤 박광석 기자
2025-04-11

버추어스서울스튜디오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