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17일 광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K-콘텐츠-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e스포츠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e스포츠 산업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게임 강국'으로서의 재건 의지를 표명했다.
간담회에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석 브리온 e스포츠 단장, 배재민(무릎) 프로게이머, 천시아 e스포츠 캐스터, 김세환 넥슨 e스포츠 팀장 등 e스포츠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시작에 앞서 박정석 단장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시연하며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념 e스포츠 국가대표 티셔츠를 착용해 e스포츠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강유정 의원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광주에서 안타까운 화재 사고가 있었고 소방대원들이 많이 다치셨다는 소식을 접해 무거운 마음"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 e스포츠가 다시 한번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담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일 때 e스포츠 경기장 공모를 했는데 성남으로 지정됐다가 취소된 모양"이라며 "e스포츠가 점점 발전해야 하는데 오히려 위축되는 느낌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히 잠재력이 큰 사업인데 어쩌다 퇴락하는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세환 넥슨 e스포츠 팀장은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전하며 “이런 좋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많이 하고 관중도 꾸준히 와야 하는데, 현재 리그는 수도권에 한정돼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리그를 개최하려면 예산이 증가한다. 잘 만들어진 지역 경기장이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자체 경기장을 활용한 리그 제작을 지원하면 게임사 입장에서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이나 제작 예산을 경감해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맞춰준다면, 지역 경기장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지자체와 게임사의 협력을 제안했다.
배재민 프로게이머는 최근 에보 재팬(EVO Japan 2025)에서 우승한 소감을 밝혔고, 이 후보는 "122번이나 우승하셨다고 들었다. 연세가 꽤 되신 것 같은데 프로게이머 중에서는 꽤 노장이 아니냐"고 물으며 e스포츠 선수들의 수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무릎 선수를 보니 프로게이머의 한계 연령을 20대 중반 정도로 보는데 정말 오래 계시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박정석 단장은 "현재 e스포츠 학문 닦는 학생부터 e스포츠 학과가 있는데 초중고에는 없다"며 "초중고에서 학원 스포츠가 운영되는 곳은 굉장히 적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은퇴하고 또 다시 지도자로 돌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조승래 의원은 과거 PC방이 2만 개 이상 운영되던 시절 e스포츠 생활 체육인들이 많이 육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8천 개로 줄어든 PC방을 e스포츠 저변 확대의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 PC방이 2만 개 넘게 있을 때 PC방에서 생활 체육인이 많이 육성된 것"이라고 언급하며, "e스포츠 저변을 넓히려면 전문 엘리트 코스 학교 실업팀 필요하고, 학교 생활 저변 넓히는 것 도움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기성세대에게는 '게임하면 애 망친다'는 생각이 많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4대 중독으로 규정해 엄청 규제했다. 당시 우리가 원래 세계 게임 종주국이었는데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기성세대의 많은 분들은 아이들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경계 지점이다. 일단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e스포츠 산업의 잠재력에 대해 "잠재 시장은 상당히 큰 것 같다. e스포츠 중계료가 수백억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다"며 "시장은 잠재력이 있는데 우리 정부나 기성세대 생각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상식적 일자리로 생각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게임 산업 매우 앞서고 있었는데 보수 정부에서 무지막지하게 탄압하다시피 해서 많이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후보는 "e스포츠는 생소한 분야고 얼마 전까지 e스포츠라는 이름 붙이는 것조차도 게임에 빠진 거지 그걸 스포츠라 할 수 있냐는 말이 많았다"며 "임요환 선수 덕분에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아직도 인식 부족으로 탈선, 일탈로 보는 경향이 있다. 생태계가 아직 구축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어쨌든 수요는 있고 경기장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콘텐츠 개발도 다른 용도로 많이 쓰이지 않느냐"며 "우리가 앞으로 만약에 집권하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문화 산업 육성하는 건데 e스포츠도 일종의 스포츠이기도 하나 문화 산업이기도 하다. 문화산업 양성 육성 측면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콘텐츠나 시설 이용이나 선수 양성 등 잠재 시장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오늘은 선수 중심 얘기했는데 이용자 불편함이나 이런 것도 관심 가져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으로 장난쳐서 사람 열 올리는, 기망에 가까운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전체가 발전하지 당장 이익 때문에 이용자들을 갈취하면 시장이 죽는다"고 게임 업계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땐 아톰 만화 보면 그게 완전히 공상이었는데 현실 됐다"며 "그때도 만화 보면 책 안 보고 만화 보면 맞았다. 근데 웹툰이나 만화 이게 지금 얼마나 큰 산업 됐느냐. 각광받았는데 게임도 비슷할 듯. 우리가 이 상황을 더 빨리, 남들보다 반발짝 빨리 가면 기회 누리는데 문제는 기성세대, 특히 권한 가진 공직자가 생각 노쇠한 경우 많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정치하는 입장서 보면 갑갑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e스포츠 간담회 후 "게임 회사들이 확률 아이템 장난쳐서 사람 열 올리는, 기망에 가까운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그래야 전체가 발전하지 당장 이익 때문에 이용자들 갈취 사취하는 건 시장이 죽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웹진 인벤 이두현 기자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