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피노키오를 다크 판타지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세계관과 소울라이크 기반의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P의 거짓'의 확장팩 '서곡'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퀄인 '서곡'은 인형 폭주 사태 이전, 과거의 크라트를 배경으로 한다. 모종의 이유로 과거의 크라트로 가게 된 제페토의 인형(편의상 피노키오로 칭함)은 전설의 스토커 레아의 발자취를 좇으며 본편의 인형 폭주 사태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여정을 떠난다.
흥미로운 점은 '서곡'이 일반적인 확장팩과 다른 접근을 취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확장팩이 본편을 기반으로 스토리나 콘텐츠의 횡적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서곡'은 종적 깊이를 더하는 데 집중했다. 본편에서 설정으로만 언급되던 레아나 알리도로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플레이어는 본편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건들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한 확장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리퀄로서 본편인 'P의 거짓'의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겸하는 '서곡'이다. 과연 그 퍼즐 조각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본편의 명성에 누가 되지는 않았을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일부 캐릭터나 보스 등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명: P의 거짓: 서곡
장르명: 소울라이크
출시일: 2025. 6. 7
리뷰판: 사전 리뷰 빌드 버전
개발사: 네오위즈
서비스: 네오위즈
플랫폼: PC, PS4, PS5, Xbox One, XSX|S
플레이: PC
이야기의 무대는 과거의 크라트로
본편의 빈틈을 채워주는 스토리
'서곡'은 피노키오가 모종의 이유로 과거의 크라트로 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 본편과 달리 주역은 피노키오가 아니다. 스토리를 이끄는 건 이미 여러 차례 트레일러를 통해 얼굴을 비춘 바 있는 레아와 진짜 알리도로다. 과거의 크라트에서 피노키오는 레아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연금술사들의 음모를 파헤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알리도로를 만나는 등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던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물론 레아와 알리도로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본편에서 공방탑 붕괴 사건으로 궤멸했다고 알려진 서자와 청소부 양대 스토커 단체, 그들의 수장도 역시 만날 수 있다. '서곡'에서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스토커들이 어떻게 몰락하게 됐는지, 그리고 본편에서 스토커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단순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본편과의 연결고리를 매끄럽게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크라트라고 했지만, 그저 시간대만 다른 게 아니다. 지역 자체가 다르다. 만약 같은 장소에서 시간대만 다른 거였다면 반복적인 인상이 강했겠지만, 아직 개장 전인 크라트 호텔 정도만 그나마 겹칠 뿐, 동물원과 식물원, 카니발로 구성된 유원지부터 연금술사들의 비밀 연구시설, 지하 유적에 이르기까지 본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지역들을 무대로 하는 만큼, 어디를 가든 흥미를 자극한다. 서브 퀘스트와 수집 요소들에 대한 것도 놓칠 수 없다. 본편 못지않은 다채로운 구성으로 플레이어가 '서곡'의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게임 분량은 확장팩답게 충실하다. 단순 플레이 타임만 놓고 봐도 20시간 이상이며, 여기에 더해 본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의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도전적인 보스, 그리고 다양한 지역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체감상으로는 그 이상, 본편의 2/3 정도에 가까운 느낌이다. 어지간한 게임 본편 못지않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서곡'이 스토리를 다루는 방식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서곡'의 스토리는 그 자체의 이야기인 동시에 본편의 빈틈을 메우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본편 이후를 다루는 일반적인 확장팩과 달리 본편 이전을 다루기에 연결고리가 더욱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미래가 정해진 상황인 만큼, 자칫하면 뻔하거나 어설프게 만들어져 본편의 완성도를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곡'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본편 챕터9 이후에 진행하면서도 다양한 시선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크라트 몰락의 근원이 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는 의미에서 본편 엔딩을 보지 않고 바로 진입해도 그 자체로 흥미를 이끌어내고, 엔딩을 본 후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스토리를 되뇔 수 있도록 하는 그런 힘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서곡'은 단순한 프리퀄이 아닌, 'P의 거짓'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느슨해진 플레이에 다시금 긴장감을
매콤한 난이도로 돌아왔다
본편 출시 시기를 고려하면 '서곡'을 플레이하는 대부분은 본편을 경험한 플레이어일 확률이 높다. 회차 플레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어난 플레이어도 있을 테고 그게 아니더라도 레벨 노가다를 통해 P기관을 전부 해금하거나 레벨을 올린 플레이어도 있을 거다. 이는 게임에 충분히 익숙해진,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한 플레이어가 많다는 것으로 자칫 잘못하면 확장팩의 메인 보스가 미니 보스 취급받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챕터9 이후 진입하지만, '서곡'의 난이도는 상당히 매콤하다. 체감상 본편 최후반부보다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다. 기본적으로 적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다양한 패턴으로 무장한 새로운 적들의 존재다. 본편의 적들을 상대로 익숙해졌음에도 다양한 패턴으로 무장한 적들의 존재는 여러모로 잊었던 도전 의식을 다시금 자극할 정도였다.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보스로는 '서곡' 챕터1의 최종 보스인 마르키오나를 들 수 있다. 인형과 인형사로 구성된 2인 1조 보스. 일반적으로 다수의 보스를 상대하는 보스전은 소울라이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각각을 약하게 만들면 잡몹을 상대하는 느낌이 들고, 보스다운 강함을 유지하면 말 그대로 두 명의 보스를 동시에 상대하는 엄청난 압박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소울라이크 특유의 '맛있는 매콤함'과 카타르시스가 약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마르키오나 보스전 역시 너무 쉽든가 아니면 너무 어려울 거로 생각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마르키오나는 2인 1조라는 콘셉트를 예리하게 갈고 닦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이는 보스의 패턴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무작정 둘이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형과의 콤비 플레이를 기반으로 하기에, 두 명의 보스지만 한 명을 상대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런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마르키오나 보스전은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방법론을 전달한다. 단순히 보스 패턴이 화려하고 타이밍이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도전과 극복이라는 소울라이크의 핵심에 다가간 보스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전적인 요소는 보스만의 얘기가 아니다. 잡몹은 본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잡몹과 미니보스 사이에 있는 강적들은 쉽게 경직되지 않으며, 정박과 엇박을 번갈아 가면서 쓸뿐더러 순간의 방심이 곧 죽음으로 이어질 정도로 강하다.
여기서 플레이어의 성장을 보조하는 요소 등장하는 게 바로 P기관 강화다. 쿼츠를 써서 P기관을 해금하는 것의 연장선에 있는 시스템으로 페이블 아츠 공격력 강화, 회피 중 피해 완화 등의 서브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P기관을 전부 해금한 플레이어들에게는 추가적인 성장 요소를,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들에게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특화된 형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역대급 무기들의 향연
새로운 무기로 전투의 재미도 새롭게
새로운 지역, 새로운 적과 보스들만큼이나 플레이어의 관심을 끄는 요소로 무기에 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서곡'에 새롭게 추가된 무기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출시 전부터 눈길을 끈 건블레이드를 비롯한 무기들은 단순히 외형이 멋지거나 강력한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무기를 쓸지 취향에 따라 선택하고 연구하는 재미 역시 상당하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게 바로 무기의 메커니즘이다. 본편에서는 공속을 고려해 날과 손잡이를 조합하거나 페이블 아츠를 고려해 조합하는 정도였지만, '서곡'은 여기서 더 나아갔다. 물론 본편에서도 강공격이나 차지 강공격 시 가드 판정이 붙거나 반격하는 기믹이 달린 무기들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했다.
'서곡'에서는 이런 요소가 더욱 다양해졌다. 그 면면도 다채롭다. 달리면서 강공격을 하면 로켓 추진력을 이용해 강력한 찌르기를 하는 무기부터, 연마나 회피, 달리기 시 바람개비 칼날이 돌아가며 단계별로 공격력이 오르는 무기, 가드 시 폭파 게이지가 쌓이고 차지 강공격으로 강력한 폭파 대미지를 입히는 무기까지 개성 만점에 성능과 멋을 겸비했다.
보스를 잡고 보스 에르고로 교환하는 무기도 마찬가지다. 페이블 아츠를 쓰면 모션이 달라지는 것도 있고, 건블레이드처럼 '택티컬'한 매력으로 무장한 무기까지 다양해서 실제 플레이하면서 여러 무기를 다채롭게 써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보통 좋은 무기 하나만 쓰는 성격임에도 여러 개를 사용할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리전 암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본편에서는 전투 템포가 끊긴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다지 쓸모가 없었기에 잡몹을 잡을 때 외에는 잘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서곡'에서 새롭게 추가된 리전 암들은 성능부터 범용성에 이르기까지 출중하다. 여기에 더해 리전 암 강화 아뮬렛이 추가되는 등 여러모로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한 인상이다.
그 덕분인지 본편에서는 잡몹을 잡을 때나 쓰고 보스전에서는 그다지 사용하지 않았던 리전 암이지만, '서곡'에서는 꽤나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무기, 페이블 아츠, 그리고 리전 암의 조합을 통해 훨씬 역동적인 액션과 전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쓰면 쓸수록 재미가 배가 된다는 점에서 본편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을 정도다.
프리퀄로서도 합격
컴플리트로서도 합격
'서곡'은 프리퀄인 만큼 본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확장팩이다. 그렇기에 전반적인 게임플레이 감각도 본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다를 수도 없고 달라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그 한정된 영역 내에서 '서곡'은 자신만의 매력을 톡톡히 보여줬다. 본편 못지않은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들, 도전적인 보스들, 그리고 다채로운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무기들의 추가까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니,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다. '서곡'은 그 자체로도 확장팩 안에서 완결되는 스토리를 선보이지만, 동시에 과거의 사건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본편에도 영향을 끼친다. 본편의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는 의미에서 프리퀄이자 컴플리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서곡'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진입장벽이다. 본편 후반부인 챕터9 이후 진입한다는 점도 하나의 진입장벽이지만, 기본적으로 난이도 역시 높게 책정됐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난이도 조절 기능이 추가된 만큼,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난이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지만, 애초에 어렵게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같은 난이도 문제 정도를 제외하면 '서곡'은 본편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만족할 그런 확장팩이라고 할 수 있다. 20시간 이상의 준수한 플레이 타임부터 매력적인 서사, 그리고 도전적인 보스전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 여기에 본편을 보완하고 완성한다는 점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확장팩이라고 할 수 있다.
후속작까지 예정되어 있는 'P의 거짓'이다.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나긴 기다림을 '서곡'과 함께라면 당분간은 좀 더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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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잡을 데 없는 매력적인 서사
연구하는 맛이 있는 새로운 무기들
준수한 플레이타임, 매력적인 보스전
본편 대비 급상승한 난이도
여전히 악의적인 '일부' 맵 디자인
웹진 인벤 윤홍만 기자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