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던전 익스트랙션 '미스트폴 헌터', 잠재력은 충분하다

 

 

'미스트폴 헌터'는 던전 익스트랙션 게임이다. 최근 몇 년간 업게를 달궜던 법정 공방의 '그 게임'처럼, 던전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PVPVE 익스트랙션 게임 맞다. 다만, 국내에서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단 이 장르에서 제대로 붐을 일으킬 만큼 성공을 거둔 작품이 뚜렷하게 없는데다, 장르적 열풍이 잠잠해진 지난해 말에나 처음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 쉽게 말하면, 다소 운이 없었다.

 

그럼에도 몇몇 유저들 사이에선 알음알음 입소문이 번져 있었고, 최근에는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해본 국내 유저들도 적지 않게 생겨났다. 딱 요 정도가 '플레이데이' 행사장에서 개발사인 '벨링 게임즈'를 만나기 전까지 알고 있는 정도였다.

 

현장을 기웃거리다 우연찮게 벨링 게임즈의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의외로 개발사가 한국에 관심이 많다. 게임의 한국어화도 이미 해 두었으며, 지스타 출전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기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아뿔싸. 나도 모르게 시연석에 앉아 버렸다.

 

그렇게 최면에 당한 듯 홀린 채 시작하게 된 시연. 이쯤 왔으면 어쩔 수 없다. 직접 플레이해보고,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 볼 수밖에.

 

▲ 어쩌다 앉아 버린 시연석

 

 

'미스트폴 헌터'는 장르적으로 우리가 매우 잘 아는, 익스트랙션의 룰을 그대로 따른다. 참전 시 지참한 장비는 죽을 경우 드랍하고, NPC와 다른 모든 게이머가 적대 개체가 되며, 전리품을 얻어 탈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장르적 구조는 이미 수차례 검증되었기 때문에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같은 장르 내 모든 게임들이 골고루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장치나, 혹은 남다른 완성도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미스트폴 헌터'의 무기는 바로 '액션'이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미스트폴 헌터'의 액션은 매우 직관적이며, 조작도 쉽다.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고, 이 중에는 스테레오타입에 가까운 전사, 암살자, 궁수, 마법사도 존재하는데, 마법사나 전사, 궁수 모두 조작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특별히 어려운 조작을 요구하는 캐릭터는 없다.

 

▲ 6개의 주문을 미리 챙겨가는 마법사. 조작은 무척 쉽다.

 

때문에, 튜토리얼이 끝난 후 게임에 바로 투입해도 '어떻게 할 지 몰라서' 게임이 망하는 일은 없다. '뭘 해야 더 좋은지'나 '무엇이 더 효율적인지'는 당연히 처음부터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식으로 공격하고, 어떤 방어 기제를 활용해서 공격을 견뎌내는지는 혼동의 여지가 현저히 적다. 더 쉽게 설명하면, 게임 입문이 무척 쉽고 편하다는 뜻이다.

 

이렇듯, 액션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보니 기묘한 이점이 하나 생긴다. PVP 없이, PVE만 해도 웬만한 액션 게임 만큼의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연 중 진행한 몇 번의 게임 중 한 번은 다른 게이머를 만나지 못해 혼자 신나게 던전만 탐험하다 탈출했는데, 그것 만으로도 상당히 재밌었다. 물론, 게임의 근간은 PVPVE인 만큼, 이런 플레이를 권장하는 건 아니지만, 정리하면 그만큼 액션이 잘 짜여 있다는 뜻이다.

 

▲ PVE만으로도 상당히 잘 만든 게임

 

또한, 게임 한 판의 압박감도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 미스트폴 헌터에서 탈출은 맵 곳곳에 등장하는 '종' 형태의 몬스터를 처치하고, 이 종을 울려서 이뤄지는데, 찾기 어렵지도 않으며,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도 간단하다. 또한, 일단 종을 얻으면 원하는 시점에 사용할 수도 있다. 더 높은 가치의 전리품을 얻기 위해 욕심을 부릴 수는 있겠으나, 내키지 않으면 그냥 탈출하면 그만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몇몇 익스트랙션 게임에서 나오는 구도인 '다수의 고가치 전리품을 바리바리 싸 들고 긴장한 채 출구를 찾아 해메는' 딱히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할 필요가 없다. 게임이 전체적으로 게이머에게 주는 압박의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뜻이다.

 

▲ 던전은 꽤 넓지만, 전부 돌 필요는 없다

 

정리하면, '미스트폴 헌터'는 다른 던전 익스트랙션 대비 선명하고 편한 액션을 무기로 삼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닌데, 이런 경쟁적인 장르의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 자체의 구조적 문제만큼이나 출시 이후 라이브 서비스에서 불거지는 문제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전에 합의된 게이머들에 의한 티밍이나, 서버의 불안정성, 핵이나 치트 등 비인가 외부 프로그램들이 대표적인 문제라 할 수 있으며, 밸런싱의 척도나 게이머 커뮤니티와의 소통 등도 충분히 게임을 뒤흔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게임 제작에 비해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기 쉬우나, 이로 인해 서버 문을 닫은 게임이 실제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 그 자체'에 초점을 두자면, 미스트폴 헌터는 충분히 잠재력을 지닌 게임이다. 한국어화가 공식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개발사도 한국을 무척 중요한 시장으로 여긴다고 말한 만큼, 정식 서비스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운영 상의 문제만 없다면...

웹진 인벤 정재훈 기자
2025-06-09

bellring_games미스트폴_헌터시연기익스트랙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