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스토리 시리즈의 7번째 작품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가 오는 10월 2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디지몬 IP를 활용한 수많은 게임 중에서도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는 게이머들에게 여러모로 친숙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디지몬 IP 게임 중 꾸준히 시리즈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몬을 수집하고 육성하며 싸우는 정통 JRPG 스타일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전작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이후 약 10년 만에 돌아온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과연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그리고 넘쳐나는 JRPG 경쟁작들 사이에서 어떤 독특한 매력으로 승부할까? 이번 시연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았다.
필드 플레이
익숙하지만 아쉬운 체험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번 체험회는 반다이남코 코리아 사옥에서 시연 빌드로 진행되었다는 점을 밝혀둔다. 출시까지 4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제한된 시간과 극히 일부 콘텐츠만을 체험할 수 있었기에, 이 글은 게임의 '첫인상'에 초점을 맞춘 것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시연은 마을 기반의 짧은 필드 플레이와 보스전으로 구성되었다. 마을에서는 NPC 디지몬과의 상호작용이나 상점, 퀘스트 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워낙 짧은 분량 탓에 퀘스트 마커를 따라 진행하는 수준에 그쳤다. 따라서 디지몬 수집이나 육성 같은 핵심 콘텐츠보다는 기본적인 필드 플레이 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필드 플레이 자체는 일반적인 JRPG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필드에 배치된 다양한 디지몬들을 만날 수 있고, 보유한 디지몬 중 탑승 가능한 디지몬을 불러내어 함께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탑승 디지몬별 차별화된 능력이나 공중 이동, 특수 필드 액션 등은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전투는 심볼 인카운터 방식을 채택했다. 적에게 기습당하면 불리한 상태로, 플레이어가 선제공격하면 유리한 상태로 전투가 시작되는 전형적인 구조다. 시연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마을과 필드 플레이는 이 정도가 전부였다.
메뉴 시스템을 통해 엿볼 수 있었던 디지몬 진화, 합성, 스킬 학습 등의 육성 요소들은 흥미로워 보였다. 특화형 디지몬을 만들거나 반대로 만능형 최강 디지몬을 육성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지만, 이런 부분들은 시연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었다.
익숙한 맛의 보스전
핵심은 속성 상성, 그로기, 그리고 CP
기본 전투 시스템과 UI는 전작을 바탕으로 개선된 형태로, 전작 경험자나 JRPG 플레이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턴제 RPG의 핵심인 턴 시스템은 각 디지몬의 속도와 기술 후딜레이에 따라 턴 순서가 결정되는 액티브 턴 배틀 방식을 사용한다.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턴 순서를 조작할 수 있어 높은 전술적 자유도를 제공한다.
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속성 시스템이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약점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약점 속성으로 공격하면 1.5배에서 최대 2배의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내성 속성으로 공격하면 절반의 피해만 들어간다.
이런 상성 관계는 단순히 체력뿐만 아니라 보스의 그로기 게이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 몬스터 상대로는 속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보스는 다르다. 시연의 보스는 막대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어 속성 상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했다.
다만, 보스전이라고 해서 그로기 게이지가 항상 보이는 건 아니었다. 그로기 게이지는 보스가 특정 패턴을 쓸 때만 모습을 드러냈는데 시연 빌드에서는 패롯몬의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자, 에너지를 모으는 특수 패턴에 돌입하면서 그로기 게이지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하게도 이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건 보스의 체력을 깎는 게 아닌, 그로기 상태로 만드는 일이다.
보스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CP 때문이다.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에 새롭게 도입된 것으로 플레이어와 보스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스전에서의 핵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CP는 간단히 말하자면 보스와의 줄다리기라고 할 수 있다. 보스가 약점 속성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할 경우 CP 게이지가 증가하고, 반대로 플레이어가 약점 속성으로 보스를 공격하면 CP 게이지를 깎을 수 있다.
만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수 패턴 시 그로기 상태로 만들지 못하거나 CP 게이지를 별로 못 깎아서 보스의 CP 수치가 증가하면, 보스의 턴이 더 빨리 온다든가 패턴, 스탯 등이 강화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보스전에서는 CP 관리가 공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CP에 대한 모든 걸 확인할 수는 없었다. 플레이어의 CP를 올리면 플레이어 디지몬의 스탯도 향상된다고 했지만, 시연 빌드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종합적으로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JRPG다. 먼저 400종 이상의 디지몬이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수집형 RPG로서 강력한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플레이어 취향에 따른 다양한 육성 시스템이 더해져 높은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다.
전투의 하이라이트인 보스전은 약점 파악과 CP 단계 관리 등 전략적 요소가 풍부하게 구현되어 있어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전투 연출 역시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워서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 준수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는 시연의 한계로 인해 확인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디지몬 시리즈에 오랜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충분한 자격을 갖춘 작품으로 보인다.
웹진 인벤 윤홍만 기자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