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inven.co.kr/board/maple/2299/3589343?my=post(이 두개는 몇년전에 쓴거라 그때랑 생각이 조금 바뀌었을수 있음.)
일단 못박고 시작하는데, 블랙헤븐은 큰 문제가 아님. 블랙헤븐은 일단 처음부터 블록버스터로 계획되었음. 3차 없뎃패치에 걸쳐 나온 황선영의 작가주의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음. 다만 이 예술가 황선영의 기조를 강원기가 그대로 이어받은게 문제임
블랙헤븐은 하나의 컨텐츠기에 일단 주인공을 "모험가 전사"를 디폴트로 잡고 봐야함. 그렇게 봐야 하는게, 블헤와 히오메는 챕터 선택으로 내 캐릭터가 블헤와 히오메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블헤와 히오메의 주인공이 되는거임.
이유는 뭐 여러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기술이 부족했지 않나 싶음. 황선영의 이상은 방대해서 각 캐릭터별 고유스토리를 짜는 등의 다각도로 본 블랙헤븐을 만들고 싶어했으나 (팬텀이 자기 배에서 근신당하는 등) 여러 문제때문에 관련있는 장면에서 캐릭터 고유 스크립트 한두개 빼고 다 통일된 스토리라인을 따라갔기 때문임.
얼마나 유사하냐면, 팬텀으로 블랙헤븐 하면 괴리감이 들 정도임. 스토리상 오르카와 협동해야 하는데, 팬텀 성격상 오르카 본 순간 "싸가지없는년 300년동안 이 때를 기다렸어"하면서 바로 모가지따야 정상이기 때문
서론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블랙헤븐은 미완성된 부분이 조금 많이 보임. 그래서 개연성에 비약이 꽤 있어 그 부분을 메이플 하던 사전지식으로 유추하는 부분이 간간히 있음(블랙윙 캐릭 등 캐릭터별 배경) 그래서 블랙헤븐은 연출적으로 호평받으나 연예인 황선영의 블랙헤븐으로 보자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임. (발전하려는 노력은 보이나 실질적으론 퇴보하였음)
아무튼, 블랙헤븐은 그렇다치고 히오메는 아예 캐릭터를 정해주니 잡을 건덕지가 없음. 히오메는 완결된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완결된 서사임. (세세하게 따지자면 수시간은 나불댈수 있으나 넘김)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임. 황선영 이후 강원기체제에서, 블록버스터 형식이 아닌(언제든 플레이/컷이 가능한 서브퀘스트 형식) 메인 스토리에 황선영식 전개를 집어넣었기 때문. 이게 그 유명한 만물카오설과 아케인리버~테네브리스 서사임.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강원기식 장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함. 애초에 "모험가 전사 히어로" 기준으로 잡아야 최적인 스토리 하나로 사십몇가지의 다양한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퉁치려고 했기 때문임. 그러니 만물카오설이 나오지.
적어도 모험가는 모험가의 이야기를 풀고, (망각의 호수에서만 활동) 시그너스기사단은 시그의 이야기를 하는(망각의호수~화염산) 등 각자의 이야기를 적당하게 풀어내어 서로간의 차별을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이런 괴리는 생기지 않았을거임.
이러다 에스페라쯤 오면 아케인리버에서 각 캐릭터의 서사가 군상극이 되어 입체적인 사건들이 되는거임. 내가 영웅들을 좋아해서 예시를 영웅으로 들자면
시놉시스뇌피셜 ON
소멸의 여로에 도착한 영웅즈, 카오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신관샛기가 트롤짓해서 원주민에게 민폐를 끼쳤다. 시간의 신전 신관에게 여러 사무업무를 논의하는 메르는 괜텀과 은월에게 감정의 기억을 되찾아오라고 지시하고, 에반과 메르, 루미는 마을에 남아 각종 외교나 서면작업을 한다. 에반과 메르에 대한 감정선이 중요하다.
이때, 초 치기 좋아하는 아란이 눈치없이 들어오고, 눈치빠른 팬텀(은월이여도 상관없다.)은 아란을 저 뒤로 빼낸다. 이후 안식의동굴 탐사 후 아케인포스를 흡수하는 특수한 생물 "아르마"를 발견한다. 아케인포스가 없다면 검은마법사에게 대적은커녕 앞으로 이어질 천투에서 "전력 외"가 될 것이 뻔하기에 최대한 희생 없이 아르마를 처리해야한다.
영웅즈 내에서 의견이 대립한다. 진보적인 팬텀과 보수적인 루미가 의견이 부딪힌 것, 루미너스는 "이 생물은 우리 전력을 언제든 깎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한시빨리 제거해야 한다." 팬텀은 "이 힘을 오히려 이용해야 한다. 제거하는 것은 경거망동이다." 라 부딪힌다. 이때 메르는 책임질 백성들을 생각하고, 왕으로서 과거에 한 행동을 돌아본다. 그 중 애매한 태도를 취해 종족을 위험에 처하게 한 일을 회상한다. 메르는 잘라낼 것은 확실히 잘라낼 것이 중요하다며 아르마 제거에 손을 들어주는 한편,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위해 아직 무고한 이를 낙인찍고 박해하는 판단에 대한 의심을 품는다. 한순간 분홍머리칼을 가진 엘프 소녀 루시드가 생각나지만, 메르는 애써 무시한다. 그에 반해 은월은 자신이 검은마법사 봉인의 희생양이 된 기억을 하며 아르마 이용에 찬성한다. 아르마가 선하던 나쁘던 일단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시도부터 해 봐야 안다며, 적을 많이 만드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니라 비판한다.
서로의 대립이 심해져 갈 때, 에반이 기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애초에 아르마는 우리의 적일까요?" 에반다운 질문이지만, 나머지 영웅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아주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분위기는 급속도로 녹아 목표를 "아르마의 태도에 대한 조사"로 잡는다.
이후 화염산에서의 샘플 조사와 에레브 본토와의 교신 등으로 하인즈나 리프레의 장로들의 의견을 교신받은 뒤 관찰하던 아란이 감으로 결론내린다. 아르마는 "지능이 있다."
루미는 우리들만으로 판단내릴 것이 아니라 단언하고, 모두 동의한다. 아케인리버에 주둔한 모든 연합의 핵심멤버들을 소집하여 논의한다. 아르마에 대한 처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연합에서 찬반논쟁이 깊어지나,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며 카데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그에 반지성주의라며 비판하는 카이저, 카데나는 언짢은 표정을 지으나 시그너스는 박수를 치며 잠시 휴정하고, 15분 뒤 모인 그들은 만장일치로 아르마 제거에 동의한다. 이러나저러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아르마가 둥지에서 비켜줘야 했기에, 수 일 전 아르마를 회유하러 간 벨더 일행이 아르마에게 공격받았기에, 시간이 없는 연합에게 여로에서 아르마를 포섭하기 위해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 보다 제거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모두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정 이후, 각자 지형지물과 역할에 따른 아르마 토벌계획이 짜진다.
가설텐트에서 나온 카데나는 카이저를 보며 인신공격을 하며 비난한다. 카이저는 그 비난을 다 듣고 난 후 카데나를 이해한다며 조금 감정적이였어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회의를 끝냈다며 칭찬한다. 카데나는 재미없다는 듯 떠난다.
그 모습을 몰래 엿본 팬텀은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그 카드는 2러버가 그려져 있었다.
아르마 토벌계획이 짜여진 이후, 연합은 사흘만에 아르마 토벌에 성공한다. 성급한 토벌계획 때문에 일부 전력이 아케인포스를 잃었으나, 그들은 본토 방어와 보급담당으로 재배치된다.
영웅즈는 별탈없이 아르마 토벌에 성공했으나, 에반은 미숙해서 일어난 실수 덕에 몇 명이 공격받은 사실과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이 보급대에 재편성되는 등 자책감이 몰려왔으나, 메르는 에반을 위로한다. 루미는 에반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나쁜 습관이나 판단 등을 따로 지도해준다. 에반은 이들을 보며 자신의 부모님을 연상시키며 고향을 그리워한다.
아케인리버 스토리 영웅즈편 끝
완성도가 조금 낮은데, 이걸 보면 멀티엔딩 요소도 추가 가능하고 연출적 부분에서도 교차연출(데메크 이중 주인공) 요소도 있음. 이런 스토리가 이어나가다 보면 테네쯤에서 온갖 갈등이 터지겠지? 그리고 그걸 잘 활용할 수 있는 구간이 바로 고통의 미궁 아니겠음? 원래 악재는 겹친다고, 힐라의 간계에 더해 여로부터 쌓인 부정적 떡밥이 거기서 싹 다 터지고 힐라 잡고 그 문제도 수습하고 리멘 들어가면 완벽한 최종장 돌입임. 리멘에선 여러 요소들 빼고 마왕용사 스토리 따라가는 왕도가 안정적이기 때문임.
이런 형식의 문제점은 딱 하난데, 운영진들이 할 게 많음. 그리고 타임라인 확실히 안정해두면 설정에 구멍생기기 쉽고.
그런데, 이러는게 재밌잖아? 오한별시절 메이플 스토리의 스토리가 재밌던 이유가 이거고. 굳이 황선영식 블록버스터 기조를 강원기가 이어갈 필요는 없음.
모험가 스토리는 새로 쓰던 뭐던 상관없는데, 기존 메이플이 쌓아둔 영웅즈나 시그레지노바등등 여러 캐릭터들의 캐릭터성은 살려서 스토리 쓰라고.
이게 어렵나? 당연히 어렵지! 직업이 몇갠데.
근데, 그 어려운거 하라고 유저가 돈 써주는 거임.
고객이니까. 고객이니 더 좋은 품질을 원하는거임.
지금같이 무딘엄니 이딴거 원하는 고객이 있을까?
그것보다 무딘엄니 스킵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을껄?
두줄요약
1. 강원기 스토리가 망한이유는 스토리 하나로 46직업의 스토리를 퉁치려 해서다
2. 그러므로 오한별처럼 스토리를 풀어 각 캐릭터별 개성을 살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