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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에서 본섭으로 갈아탄 유저로서 한마디하자면..

저는 리부트2에서 2017년경에 아이디를 생성하고 2020년까지 하다가, 오히려 엘리시움(현재 유니온 8800)으로 갈아탄 유저입니다.


리부트의 슬로건인 '성장의 재미'와 '무과금으로 어느정도의 스펙(하루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매력이었기에, 당시 막 전역한 저로서는 리부트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전문기술재료를 직접 파밍한다는 것, 스타포스 직작, 큐브 직작, 끝없는 재획 등의 요소는 졸업이 다가오고, 취직을 하는 순간부터 너무나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재획으로 태운 시간=확정스펙업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부담되었죠. 왜냐하면 리부트는 교환이 불가능한 서버니까 직작이 실패할 때의 리스크를 본인이 온전히 안고 가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사태에서 본섭유저들이 화나는 이유는 일부 운좋은 방송인, 리갤에 인증하는 일반유저의 말도 안되는 성장속도, 최종뎀패시브로 인한 스펙의 차이 때문일텐데, 이건 정말 극히 일부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풀메획을 뽑기도 벅차서 관두는 사람들도 있고, 본섭처럼 앱솔을 5주간 주간퀘를 하면서 일일이 뽑아야 하며, 아케인무기는 정가를 치면 본섭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뿐인가요? 마이링 21성을 달기 전까지는 명장을 계속 유지해줘야 하며, 칠흑 강화해서 터지면 칠흑 나올 때까지 계속 버텨야 합니다.

단퐁회 멤버들은 정말 상위 5%안에 드는 운임을 명심해야 하고, 그마저도 스트리머라는 특성 때문에 리부트유저들이 나서서 도와준 것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리부트방송에서 보여준 말도 안되는 성장속도는 대다수의 리부트 유저들은 절대 공감못합니다. 애초에 일반유저들은 현생 때문에 그렇게 재획에 태울 시간도 없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스트리머들은 메이플을 10년넘게 해온 사람들인데,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결론은 상위 5%안의 운과 노력로 성장한 일부 리부트유저를 준거집단으로 해서, 본섭의 모든 동일스펙 유저와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저는 오히려 본섭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느꼈습니다. 리부트에서 자석펫에 들어가는 돈, 월정액 3개월에 상응하는 돈을 본섭에서 쓰면, 흙케인이라도 풀셋을 맞출 수 있더군요. 하루만에요. 리부트는 아케인풀셋을 맞추려면 일반유저 기준으로 적어도 1년은 걸립니다. 
소과금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부분에서 리부트가 본섭보다 훨씬 불리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저는 본섭으로 갈아탔고, 편안하게 게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부트에서 직작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냥 경매장에서 사서 쓰는 타입이라, 돈을 천만원씩 큐브에 태우거나 리턴작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이해가 되진 않지만, 저는 교환가능하다는 이점이 정말 크게 다가오더군요. 

그리고 인벤에 글을 하나씩 살피면, '본섭은 얼마쓰고 시간도 쓰는데, 리부트는 재획만 해도 어디 스펙까지 간다더라'의 취지의 글이 많던데, 잘 생각해봅시다.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돈을 현명하게 쓰느냐에 따라 스펙업의 정도는 달라집니다. 가령 100만원이라는 돈을 직작해서 스펙업하는 것, 아니면 완성된 템을 사는 것. 당연히 후자가 100%의 확률로 스펙업이 됩니다.

그런데 리부트는, 적어도 2재획이란 시간을 태우고, 큐브, 스타포스라는 가챠시스템에 스펙업을 의존해야 합니다. 누가 더 불리할까요?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본섭유저들이 스펙업을 확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점들도 분명히 있는데, 그 이점을 살려 본섭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단순하게, 본섭의 불합리한 BM에 의한 구조적 문제들을 리부트의 교환불가한 특성에서 기인한 게임적인 구조(큐브를 메소로 살 수 있다는 점, 최종뎀 패시브)를 너프함으로써 과연 해결될까요?

전혀 아닙니다.

리부트 최종뎀을 너프한들, 큐브값을 올리든, 본섭의 불합리한 BM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아요. 그냥 박탈감을 느끼는 본섭유저들의 기분달래주기 정도에 그칩니다. 운영진이 단지 본섭 유저의 고작 박탈감을 풀어주기 위해서 리부트를 너프하는 것도 정말 문제가 있는 거고, 고작 본인들의 자존심, 박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리부트를 너프하라는 것도 정말 미성숙한 태도입니다.

리부트도 리부트만의 부조리한 점이 너무나도 많고, 본섭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힘듦이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 각자의 힘듦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 그냥 자신의 힘듦은 상대의 힘듦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전제를 한 뒤에, 상대의 장점만을 보고 질투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정말정말 지양해야 할 태도입니다. 
본섭의 구조적 문제는 본섭의 하자를 보수함으로써 해결되는 것이지, 절대 리부트의 특성에 기인한 여러 패시브, 경제체제를 너프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메이플은 RPG게임입니다. 서버간, 유저간 PVP게임이 아닙니다.
리부트서버의 최종뎀패시브도, 본서버의 교환가능하다는 경제적 특성도 '서버간 전쟁의 무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각자 자유의지로 선택한 서버에서 성장의 재미를 느끼면 그만인 것이죠. 리부트는 시간과 노력을 태워서 하나하나 단계적인 스펙업을 하는 재미, 본서버는 그만큼의 시간을 태울 수 없는 사람들(가령 저같은 직장인분들)이 현금을 좀 써서 컨텐츠를 즐기는 재미, 경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는 재미를 각자 본인들이 선택한 범위 내에서 즐기면 됩니다. 

애초에 리부트와 본서버는 성장의 재미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 자체가 다른 서버입니다. 
본서버는 교환가능한 서버이기 때문에 단종된 매물도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고, 코디도 훨씬 다양하게 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본서버는 '시간을 돈으로 가환할 수 있다'라는 엄청난 장점을 가집니다. 그러나 리부트는 시간을 훨씬 태워야 하는 대신, '스스로 모든 걸 알아서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재미와 그에 따른 성취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방향성을 실현하는 방법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 있죠. 가령, 본서버의 에디큐브 가격, 에디천장의 미도입, 농장의 진입장벽 등, 리부트서버는 코디의 경우 로얄스타일 천장의 부재, 오로지 운에 따른 유저간의 편차 등이 있겠네요.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방법론이 더 옳고, 불합리하게 과한 것을 따질 필요도 의미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방향성이 다른 서버니까요.
저는 지금은 완전히 본서버 유저지만, 전혀 리부트에 박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본서버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주기를 바라요. 농장도 그렇고, 에디천장도 그렇고. 

박탈감을 느끼는 일부 본서버 유저들은 그 박탈감이 과연 정말 이 게임을 위한 것인지도, 리부트를 너프하라는 방법론이 정말 옳은지도, 돈을 쓴 방법이 현명했는지도 스스로 한번쯤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본서버는 본서버의 성장의 재미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리부트는 리부트의 성장의 재미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서로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게임이 되길, 그런 문화를 스스로 창발해낼 수 있는 유저들이 많아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저는 좋은 의도로 글을 쓴 건데 댓글 중에 일방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제외하고 일리 있는 댓글이 있어서 첨언합니다. 
저는 현재의 리부트로도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현생이 바빠요. 재획을 할 시간이 도저히 안나옵니다. 소형재획비가 나와서 그나마 완화됐지만, 저는 일퀘도 메포로 그냥 밀고, 돈 좀 모아서 템사서 스펙업하는 거 훨씬 낫다고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저는 현재 리부트로도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박탈감을 느끼는 건, 내가 쓴 현금 대비 효용 즉, B/C가 낮아서 일 텐데, 그건 스스로 내가 서버를 잘못 선택했는지 아닌지도 생각해보셔야 해요. 저는 B/C를 고려했을 때 리부트보다는 본서버가 낫다고 판단하여 과감히 리부트의 기존 인프라를 버리고 엘리시움에서 시작을 한 겁니다. 이건 온전히 본인의 선택문제예요. '어떤 서버의 성정구조가 나에게 맞는가? 나에게 가용가능한 현금은 어느정도인가?' 이걸 모두 고려해서 선택하고, 그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그 결정 자체에 불합리한 외부적 요인이 있다면 그 요인을 단합해서 바꾸려고 하는 것이 훨씬 성숙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비유가 적절하진 않을지는 모르나, 애플과 갤럭시의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자신이 모든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꾸준히 써왔던 회사제품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든, 갈아타야겠다고 마음을 먹든, 어쨌건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맞고, 내가 쓰는 제품(가령, 갤럭시)에 하자가 있다면 애플사에 '너희 제품 너무 좋게 출시하지마, 내지 너희도 하자 하나씩 만들어'라고 하는 건 도저히 올바른 해결방법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 일부 유저분들의 말마따나 리부트의 최종뎀패시브를 없애든 줄인다면, 에디시스템을 필연적으로 리부트에 도입해야 합니다. 최종뎀패시브를 없애고 에디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리부트는 아무리 고점을 뽑아도 아르테리아 이후의 보스는 클리어하기 힘들겁니다. 지금도 익검격파팟이 리부트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에디시스템을 도입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큐브를 메소로 살 수 있는 리부트 특성상, 이후에 에디를 메소로 살 수 있다는 것에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안 생겨날까요?  분명히 생길 겁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애초에 두 서버는 방법론 자체가 다른 데, 그걸 굳이 하나의 직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 질적으로 다른 두 개체를 굳이 하나의 기준선상에 두고 양적비교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걸 인지하지 않으면 절대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애초에 다른 경제구조, 성장구조를 지녔는데, 그 특성에 기인한 여러 요소들(최종뎀, 전문기술 전부습득가능 등)을 건드린다고 해서 본서버의 사정이 나아지는 게 전혀 아니라는 걸 꼬집고 싶었던 겁니다.

메이플스토리 인벤 자유게시판 Bisgy
202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