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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4를 욕하는분들께(장문)



안녕하세요, 올해 30대 중반 자영업중인 디아빠돌이입니다
현재는 78레벨 고행 40단이상을 돌고 있는 강령 뼈네크입니다

디아2 출시당시 중고딩, 확장팩까지 부모님 졸라서 밤새 몰래 컴하면서 했었고
디아3 출시 당일 error304 이런거 참아가면서 흑형런도 해보고 경매장 닫히는 순간도 경험했고
확장팩 출시 당시 말티엘 형님보고 지려서 감동받았던 평범한 게이머죠

와우 역시 클래식부터 리치왕, 대격변, 군단, 어둠땅, 용군단까지 했으며
아서스형님이 신드라고사 부르는 시네마틱은 100번은 돌려봤으며
실바나스누나가 밴시의 비명 한 번 질러주고 호드를 위하여라고 외치는 장면에 빠져서
격아부터는 호드로 갈아타기도 했죠

물론 다른 게임 역시 어느정도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는.. 안좋은 얘기지만 로악귀라고까지 불리는 로아의 플레이어로서는
아브렐슈드 레이드 하드까지 경험했습니다(당시 아브렐슈드의 찬미송이라는 라이브영상을 엄청 봤습니다)

핵앤슬래쉬의 계승자라고 불리는 페오엑 역시 몇몇 시즌을 빼고는 개근했구요
특히 역병 강탈자 수확시즌에는 거의 매일 퇴근하고 밤새 했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최근꺼 두 시즌은 제가 사정상 불참했고 메이븐까지만 경험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분이 같은 핵앤슬래쉬, mmorpg라고 많이 비교하시는 게임으로는
타이탄퀘스트, 그림던, 빅터브란, 라스트에폭 등과 리니지, 아이온, 마비노기, 마영전, 로아, 블소 등등
걸출한 게임들은 거의 다 해봤네요

아무튼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 게임을 했다고 적어놔야 뭐라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사실 이정도라면 게임을 좋아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온 게임의 길인거 같기도 하네요

본론으로 들어가 디아4 출시 한지가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가네요
저는 베타부터 했으며 얼리엑세스로 6월 2일 출시부터 지금까지 달렸습니다

정식 출시 이후 많은 분들이 디아4에 불만이 많아 보이기도 하고, 게임이 너무 재미없다 하면서
각종 게시판(루리웹을 포함해 디4갤등등,.. 저는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이 돌아다니는 편입니다)에 안 좋은
글들을 많이 적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의 의견은 다른 무엇보다 소중하며, 자유의지 역시 존중해야 합니다
게임이라는 건 즐기기 위함이고, 내가 재미없다 하면 그 게임은 나에게 재미없는 거거든요
이건 누군가의 강요로 인해서 재미있어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최근은 그 수위가 너무 지나친 것 같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디아4가 똥게임이라면서 글을 적는 분들도 계시고
왜 이런겜이 재미있다고 하느냐 하면서 성토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디아블로4의 게임 시스템이 본인에게 안 맞는지
어떤 부분이 이렇게 나왔어야 하는지, 저렇게 바뀌어야 하는지 제시하는 분들은 매우 적습니다



제가 경험하고 있는 디아블로4의 세계는 굉장히 넓고 방대합니다

솔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 (적은 시간만 짬을 내야 할 때) 순간에는 지옥물결을 찾아다니면서
한 시간 네 개의 수수깨끼 상자를 까느라 바빴으며
지옥물결이 안나오는 시간이라면 문양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악몽던전을 도느라 바빴고
가끔씩 뜨는 군단이벤트에 가야했으며
주에 한 번은 필드보스를 잡기 위해 시간을 내서 정보를 봐야 했고
장비 마법부여에 들어가는 돈을 구하기 위해서는 솔로로 빠르게 템을 줍고 팔 수 있는 솔로런을 해야했습니다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때는 고단의 악몽던전, 인장런이라고 하는 것을 하느라 바빴고
가끔 터져서 죽은 파티원을 살려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기도 하면서 서로 웃고 떠드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고
파티원이 고유를 먹었다고 자랑할때는 배아프다고 하면서도 축하해주느라,
내가 무언가 좋은 템을 먹었을 때는 축하를 받느라 바빴죠


이 모든 것은 이 게임이 저랑 잘맞아서라기 보다, 이 게임의 모든 컨텐츠를 보다 잘 즐기고 싶어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혼자서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질까 고민한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도 재미있고
같이하면 더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았기에

저는 아무런 이유없이 이 게임이 재미없다며 망할거라고 욕하시는 분들에겐 동감할 수 없습니다


게임 자체가 어려워서, 잘 죽어서, 시스템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라는 분들은
더 가벼운 게임이 맞는 것이 맞기 때문에 그런 게임을 하시는게 맞을 것이며
더 거래가 자유롭고, 스피디한 게임을 원하시는 분들은 그런 게임을 찾아가시는게 맞겠죠


저는 지인들에게 디아블로4를 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애인에게는 제가 먼저 권유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강요하지도 않았고
한 번 해볼까 할 때는 제가 결제를 해주고 재미없으면 그냥 안해도 된다며 말했으며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 하는 지인들에게는 무조건 피시방을 이용해 몇시간은 해보고,
그리고 이런저런 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고 권유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미 결제하신 분들은 무엇때문에 디아블로4를 구매하셨습니까?
비싸다고 욕할 자격은 있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이 그정도의 값어치를 하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모바일게임에는 일주일에 몇십만원 현질을 하시면서,
평생 이용가능한 게임에는 십몇만원이 아까운 것입니까?

재미없거나 맞지 않아서, 환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의 방향성이 이랬으면 한다 하며 비판할줄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게임은 제대로 방향성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게이머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저 같은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무조건 망할 것이라고, 똥게임이라며 비난하고 제 추억과 경험을 깎아내릴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지 않다면 욕하지 말고 다른 게임을 찾아가세요
그게 제가 그 분들께 드리고 싶은 유일한 말입니다

이런저런 두서없는 얘기를 써내려가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디아블로4에는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긴 글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쪼록 많이 즐겨주시고, 같이 웃고 떠들고 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나올 시즌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디아블로4 인벤 자유 루아민치
2023-06-10